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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긴축 공포에 외국인, 주식 팔아…코스피 저점은
외국인, 이달 들어 코스피서 1조7천억원 넘게 순매도
"전 세계 유동성 축소·자금경색 위험…코스피, 2,500 전후 열어둬야!"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채새롬 이미령 기자 = 주요국의 긴축 움직임에 대한 공포심리가 확산하면서 10일 코스피가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로 장중 2,600을 내줬다.
이날 오전 10시 2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9%(39.14포인트) 내린 2,586.30을 나타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장중 6만3천8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하이닉스[00066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NAVER, LG화학 등 대형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순매수를 보이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순매도로 전환해 주식을 내다 팔면서 시장을 압박했다. 지난 2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조7천억원을 넘었다.
우리나라 4월 경상수지도 8천만달러(약 1천5억원) 적자로 집계돼 24개월 만에 흑자 기조가 깨졌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긴축 움직임이 강화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양상이라며 코스피 저점 전망치를 2,400까지 낮추고 보수적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 미국·유럽도 강도 높은 '매파'…전 세계 긴축 공포
이날 주가 하락을 부추긴 주요 요인은 미국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다.
ECB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다음 달 1일부로 종료하기로 하고, 오는 7월과 9월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ECB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미국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한때 3.07%까지 뛰었고 2년 만기 국채금리는 2.81%까지 올라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2.75%) 등 3대 지수가 동반 급락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경계심이 강화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도 커졌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과 7월에 한 번에 정책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ECB도 빅 스텝까지 경고하면서 지속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확산하고 중국에서 재봉쇄 조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소비자 물가에 대한 경계감도 조정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금의 딜레마는 (모든 지표가) 경기침체를 향해가고 있으나 각국 중앙은행이 쓸 카드가 없어 부정적인 경제 전망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준은 금리 인상 외에도 지난 1일부터 양적 긴축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연준 자산 규모는 4조3천억 달러에서 9조 달러로 두 배로 커져 작년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41%에 육박한다.
연준은 매달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475억 달러씩 축소하고 이후 3개월간 매달 950억 달러까지 축소할 계획이다.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확실하지 않지만, 현재 속도의 양적 긴축이라면 기준금리 0.25%포인트(25bp) 인상 효과와 비슷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유동성 이탈·자금 경색 위험"…"코스피 저점 2,400까지"
시장에선 전 세계에서 강도 높은 긴축 움직임이 이어지면 신흥시장에서 투자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미 외국인은 올해 들어 줄곧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 긴축은 미국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달러 유동성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의 강한 긴축에 전 세계 시장의 자금 경색 위험이 점차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삼중고를 고려해 코스피의 하단을 2,400까지 낮춰놓고 보수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001200]은 하반기 코스피 변동 폭의 하단을 2,400∼2,500대로 추정했다.
NH투자증권은 "연말로 갈수록 달러 강세, 원화 약세 압력이 심화하면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우려가 있다"며 코스피 변동 폭을 2,400∼2,850으로 제시했다.
키움증권 김 센터장은 "증시 반등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국의 봉쇄 조치 등 악재가 긍정적으로 달라져야 가능하지만, 이런 악재가 장기화하면서 부정적인 시장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코스피는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를 반영하면서 2,600 전후에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1배가 2,532, 0.9배가 2,279 수준에 있다"며 "경험상 주가가 1배 근처로 내려가면 추가 하락해도 회복 가능성이 있어 현재 코스피 2,500 전후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본다"고 말했다.
indigo@yna.co.kr, srchae@yna.co.kr, al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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