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26번째 대학 진학 도전장을 낸 중국의 50대가 화제다.
'가오카오(高考·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왕'으로 불리는 량스씨가 올해 26번째 가오카오에 응시했다고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들이 9일 보도했다.
그는 전날 시험을 마친 뒤 "영어는 보통이었고, 어문 종합은 작년보다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은데 수학은 잘 못 봤다"고 말했다.
이어 "쓰촨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다른 학교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 곳에만 집착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쓰촨성 메이산시에 사는 올해 55살의 그는 작년 가오카오에서 4년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403점을 얻었지만, 자신의 목표인 쓰촨대 입학을 위해 올해 이과에서 문과로 바꿔 재도전에 나섰다.
그는 1983년부터 삼수를 했으나 내리 고배를 마셨고 1986년 한 해를 쉰 뒤 1987년부터 5년 연속 가오카오에 응시했으나 대학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응시 연령 제한(25세)에 걸려 대학 진학 꿈을 접었던 그는 농민공을 전전하다 1990년대 건축 자재 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어 성공한 사업가로 평가받았지만 이루지 못한 대학 진학의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대입 연령 제한이 폐지되자 2002년부터 다시 대학 문을 두드린 그는 중간에 포기한 적도 있었지만 2006년부터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가오카오에 응시했다.
일각에서 여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냈고, 주변에서도 포기를 권했지만, 그의 집념을 꺾지 못했다.
그는 "부모 모두 교사였는데 다섯 자녀가 아무도 대학에 가지 못한 것을 무척 안타까워했다"며 "부모님이 '너만이라도 대학에 꼭 가라'고 당부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 진학해 고등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며 "나의 꿈과 내게 유의미한 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가오카오에는 역대 최대인 1천193만명이 응시했으며 7∼8일 상하이를 제외한 중국 전역에서 치러졌다.
31개 성·시마다 가오카오 문제를 다르게 내는데 상하이는 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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