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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EU 가입 후보국 결정 앞두고 총력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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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EU 가입 후보국 결정 앞두고 총력외교
독일·프랑스 반대 기류에 특사 파견
"정치적 약속이 아니라 법적 보장 원한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기 위해 총력외교를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EU 집행위원회의 강력한 지지에 비춰 오는 23~24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들이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나흘만인 2월 28일 EU 가입을 신청하면서 특별 절차를 통해 가입을 즉시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EU는 새로운 특별 절차를 마련할 수는 없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가입 절차를 '지체하지 않고'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초 EU 가입을 위한 '질문지' 작성을 완료해 EU에 제출했다.
EU 가입 신청국은 자국의 사회 제도나 경제 구조 등이 EU의 평가 기준에 부합하는지 이 질문지에 맞춰 세밀하게 답변해야 한다.
수천 개에 달하는 질문지 문항에 전부 답변하는 데 통상 수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크라이나는 단 한 달 만에 모든 답변 절차를 끝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4월 우크라이나에 질문지를 전달하면서 질문지 답변 절차가 완료되면 통상 수년이 걸리던 가입 자격 논의 개시 결정이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수주 만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의 지지에 힘입어 질문지 답변 절차를 신속하게 완료한 우크라이나는 후보국 지위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몇 주 안에 우크라이나가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승인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가입 신청에서 후보국 지위를 얻기까지 불과 4개월 걸린 셈이며 이는 이례적으로 신속한 진행이다.
이 같은 EU의 입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아울러 러시아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독일이 러시아의 반발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속 가입 절차에 반대하고 프랑스는 EU 가입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 후보국 지위 결정이 순조롭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와 일부 북유럽 국가들도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으며 오래전부터 EU 가입을 추진해온 서부 발칸 국가와 형평성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최근 EU 가입에 지름길은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의 가입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는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올렉시 체르니쇼우 국토발전부 장관을 베를린에 특사로 파견해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는다고 해도 정식 가입까지는 수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우선 EU 가입 희망국을 신속하게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기구에 가입하는 방안을 제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럽의 모든 민주 국가가 참여하는 새로운 정치공동체 창설을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 통합 수준과 비전을 볼 때 단기적으로 EU는 유럽 대륙의 유일한 정치 구조가 될 수 없다"고 평가하고 EU 역외 국가를 포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정치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제안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EU에 가입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필요 없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프랑스에 특사로 파견된 올라 스테파니시나 우크라이나 유럽통합담당 부총리는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와 2008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우크라이나는 정치적 약속이 아니라 법적인 보장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우크라이나가 당시 가지고 있던 모든 핵무기를 러시아로 이전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2008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나토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는 당시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반대했고 결국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무산됐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의 EU 가입 지지율이 91%에 달할 정도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의지는 확고하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하면서까지 EU 가입에 전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EU 가입 후보국 지위 획득이 지체될 경우 전쟁을 수행하는 우크라이나의 사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크림 자치공화국)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반군을 러시아가 지원한 이후 EU 가입을 추진해왔다.
songb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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