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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거취 결심했나…8월 행보 놓고 설왕설래(종합)
'의미심장' 8월 일정 예고…측근 "자진 퇴위설은 사실무근"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거취'를 미리 결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돌고 있다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령으로 건강 상태가 썩 좋지 않은 교황이 후임 교황 자격이 있는 추기경을 최근 대거 서임하더니 '의미심장한' 지방 행사 참석까지 예고하고 나서면서다.
교황은 통상 선종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탈리아와 가톨릭계 언론이 교황이 전임 베네딕토 16세 명예교황처럼 자진 퇴위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먼저 지난달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임 추기경 21명을 대거 서임했다는 점이 이런 추측의 첫 번째 단서가 됐다.
유흥식 라자로(70) 대주교를 포함, 새로 서임된 추기경 대다수인 16명은 만 80세 미만이었다.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가톨릭의 교황 선거인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콘클라베에서 '우호 세력'을 대거 확보한 셈이어서 교황이 내심 지지하는 후보가 차기 교황으로 선출될 확률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신임 추기경의 서임식은 8월27일에 열리는데, 교황은 서임식 바로 다음 주에 이틀간 교황 주재 추기경 회의도 소집해 놨다.
8월∼9월 중순은 바티칸은 물론 이탈리아 전역이 휴가를 맞는 기간이다.
'필수 업무'가 아니면 통상 공식 업무가 중단되는 기간이라는 점에서 회의 소집에 모종의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여기에 교황이 8월 28일, 종교·역사적 의미가 남다른 이탈리아 중부 도시 라퀼라 방문 계획을 발표한 것이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가 됐다.
바티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라퀼라의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성당의 '성문'(Holy Door)을 728년 만에 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라퀼라 성당은 첼레스티노 5세(1215∼1296) 전 교황의 유해가 있는 곳인데 공교롭게도 첼레스티노 5세는 교황 즉위 5개월 만에 자진 퇴위한 바 있다.
2009년에는 라퀼라가 대지진의 피해를 본 직후 베네딕토 16세 당시 교황이 현장을 방문했다. 공교롭게 베네딕토 16세마저 그 4년 뒤인 2013년 2월 고령과 건강상 이유 등으로 즉위 8년 만에 교황직을 내려놨다.
85세로 고령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오른쪽 무릎 통증을 겪다 지난달 무릎 연골을 지지하는 보강물 삽입 수술을 받는 등 건강도 좋지 않은 터다.
이런 정황이 맞물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진 퇴위를 염두에 두고 8월 일정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퇴위에 대해 "후임 교황을 위한 새로운 장을 연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자신의 임기가 2~5년 정도로 짧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인 오스카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온두라스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진퇴위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dind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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