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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 관여하지만 파급력 글쎄"…바이든 지지매체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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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 관여하지만 파급력 글쎄"…바이든 지지매체의 쓴소리
WP·CNN 등 진보매체 "현실 시인만으론 해결 못해…행동 나서야"
"바이든 부각돼 각료 가려져…위기 최정점 바이든 무력해 보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지휘가 아니라 반응만 한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난 3일 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내 각종 현안 대처 방식을 꼬집으며 이같이 평가했다.
미국이 마주한 문제의 해결사가 아니라 방관자처럼 소극적 모습을 보이거나 실제 행동 착수가 아닌 호소에 그치는 데 대한 지적이기도 했다.
일례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연설에서 "휘발유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가까운 시일 내 실현될 것 같지 않다. 식품 가격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우선 현안으로 등장한 물가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 인정이었다.
이튿날 총기 사고와 관련한 저녁 황금시간대 연설에선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법안 처리를 호소하는 데 상당한 방점을 뒀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전염병 대유행 극복을 위한 대규모 예산을 처리할 때 여야 의원들과 활발히 접촉하며 논의를 주도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최근 분유 공급난을 다루기 위해 가진 업계와 간담회에서는 지난 2월 분유 공장의 가동 중단이 공급대란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4월까지도 몰랐다고 시인해 참모들이 이를 진화하느라 부심하게 만들었다.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가 현실에 대해 정치적으로 용감하게 시인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차량과 식료품 카트를 채울 때마다 큰 비용을 지출하는 미국인에겐 도움이 되지 않은 위로라고 평가했다.
이런 지적은 대체로 민주당의 정책 기조를 지지해온 진보성향 매체에서조차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모든 곳에서 모든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만 어떤 파급력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를 꼬집었다.
또 이런 태도가 메시지 전달 방식 또는 영향력 없는 말의 문제이거나, 대통령에게 주의를 기울이길 멈춘 유권자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한 뒤 원인이 무엇이든 정치적 결과는 심각하다며 11월 중간선거 패배를 우려하는 민주당의 기류를 전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각되면서 현안을 직접 다루는 관련 부처 각료들이 그늘에 가려져 있다며 일부를 제외하면 장관의 모습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이 최근 경제를 비롯한 각종 정책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참모와 고위 관료들이 언론 인터뷰 등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염병 대유행 위기 극복과 함께 역사상 최저 수준의 실업률, 최고 수준의 일자리 증가 등 상당한 성과가 있지만 인플레이션에 가려 이 부분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심심찮게 나온다.
WP는 백악관 참모들이 관료들을 관리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시작된 패턴이었다면서도 지금의 백악관처럼 중앙집권적으로 운영된 행정부는 드물었다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최근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과 혼란에 대응해 항상 솔직한 태도를 보이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면서도, 그의 솔직함이 정치적으로 위태로운 상황을 완화할 것 같지 않다고 촌평했다.
대외 변수에 큰 영향을 받은 물가를 바이든 대통령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고 총기 규제 역시 공화당의 반대에 막혀 진전을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인정하고 호소하는 이상의 행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CNN은 손가락만 까딱거려서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은 맞지만 정치적으론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게 나았을지 모른다며, 위기에 최정점에 달한 바이든 대통령이 무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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