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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조원 투자계획 발표한 재계, M&A 속도내나…英ARM 인수 최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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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조원 투자계획 발표한 재계, M&A 속도내나…英ARM 인수 최대 관심
반도체 설계기업 ARM 인수 놓고 외국 업체들과 합종연횡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최근 1천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은 주요 기업들이 인수합병(M&A)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래 먹거리 육성과 신시장 개척을 위해 그동안 비축해놓은 '실탄'(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재계에 따르면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사실상 중단된 삼성의 M&A 시계가 빨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이미 여러 차례 대형 M&A를 예고해왔고, 최근에도 한종희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M&A가 진행 중임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18일 약 2주간 유럽 출장길에 오른다. 삼성이 밝힌 이 부회장의 공식 행선지는 네덜란드로, 그는 현지에서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을 찾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공급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에는 그동안 삼성의 유력 M&A 대상 후보로 꼽혀온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가 있다. 또 독일에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 영국에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ARM이 있어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이외에 이들 두 국가를 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요즘 M&A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매물로 꼽힌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ARM은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이 개발·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다수 보유한 기업이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9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ARM을 최대 400억달러(약 50조원)에 매각하려 했으나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인텔, 퀄컴, SK하이닉스[000660] 등이 ARM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ARM 몸값이 천문학적 수준인데다 규제 당국 등을 의식해 주요 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터라 기업 간 합종연횡이 펼쳐질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서울에서 만나 양사 협력방안을 논의하면서 ARM 인수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이 124조원에 달하는 데다 시스템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인 만큼 ARM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은 향후 5년간 450조원의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고성능·저전력 AP 등에 필요한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최근 (투자계획에 대해)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그만큼 삼성의 절박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삼성이 조만간 M&A 등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동안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불려온 SK그룹도 M&A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12년 SK텔레콤[017670]의 SK하이닉스 인수, 2017년 일본 키옥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 2020년 인텔 낸드 사업부, 2021년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키파운드리 인수 등을 이끈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3월 ARM을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파운드리와 함께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ARM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SK하이닉스는 2018년 SK로부터 3천86억원에 구입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SK U-타워를 5천72억원에 SK리츠[395400]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번 매각은 재무 건전성 개선과 시설 투자 및 M&A 등을 위한 현금 마련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1분기 말 5조4천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배 이상 늘었다.
5조6천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LG전자[066570]도 '선택과 집중' 기조에 따라 M&A 등을 통해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LG는 특히 배터리·배터리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AI(인공지능)·데이터,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을 미래 성장 분야로 꼽고 집중 육성할 방침인 만큼 해당 분야에서 M&A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LG화학[051910]은 배터리 소재 육성을 위해 기술력과 시장성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M&A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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