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왕국' 천왕성과 해왕성 닮은 듯 다른 색깔 차이 규명
대기 연무층 두께 달라 빚어진 현상…"백색화 현상 초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계 끝의 얼음 세계인 천왕성과 해왕성은 쌍둥이처럼 닮았다.
가스와 얼음으로 된 것도 같은데다 질량도 천왕성은 지구의 15배, 해왕성은 17배로 비슷하고 크기도 천왕성이 약간 더 크지만 지구의 네 배로서 얼추 같다.
하지만 색깔은 천왕성이 옅은 파랑, 해왕성이 짙은 파랑으로 비슷하면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런 색깔 차이는 천문학자들에게 풀리지 않는 의문이 돼왔는데, 대기 연무층 차이에서 열쇠를 찾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천문학연구 대학 연맹'(AURA)과 외신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학 행성물리학 교수 패트릭 어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두 행성의 대기 연무층 컴퓨터 모델을 통해 색깔 차이가 나게 된 원인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지구물리학연구 저널:행성'(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Planet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두 행성의 대기 중에 존재하는 메탄이 산란효과를 일으키며 태양 빛 중 붉은색을 흡수해 똑같이 푸른색을 띠지만, 대기에 형성된 연무 층의 두께가 달라 색조가 옅고, 짙은 차이를 가져온 것으로 설명했다.
연구팀은 하와이 '제미니 북반구 천문대' 망원경에 설치된 근적외선 분광기와 허블 우주망원경 등을 이용해 자외선부터 가시광, 근적외선에 이르는 파장으로 관측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메탄과 황화수소 얼음 구름만 가진 것으로 여겨온 두 행성의 대기에 연무 입자도 포함한 새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은 두 행성 대기에 고도 별로 3개의 연무층이 형성돼 있고, 중간 연무층에서 천왕성이 해왕성의 두 배 두께를 가진 것으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 연무층에서 메탄 얼음이 연무 입자에 응축돼 메탄 눈으로 내리는데, 해왕성이 천왕성보다 더 역동적인 대기를 가져 더 많은 눈을 만들어 내리는 과정에서 연무를 더 많이 제거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어윈 박사는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와 회견에서 "이런 연무가 백색화하는 효과를 내 천왕성이 해왕성보다 더 옅은 색깔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해왕성에서는 자주 포착되지만 천왕성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방대한 검은 점도 가장 아래 있는 연무층에서 황화수소 얼음이 증발하면서 입자가 검어져 유발되지만 해왕성이 더 잘 보이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일 수 있다고 했다.
태양계 끝 두 행성의 색깔 차이를 규명해 준 이번 연구 결과의 진위는 본격적인 가동을 준비 중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나 2030년대에 발사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해왕성 궤도 및 대기 탐사선을 통해 확인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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