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北 코로나19 위기로 정권 붕괴할 가능성 대비해야"
보수 싱크탱크 연구원 기고문서 주장…"中과 소통채널 열어둬야"
"北, 백신접종 전무…확산 빠른 오미크론 변이 치명적일 수 있어"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북한 정권이 붕괴할 수 있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반도 통일 대비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미국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카토 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수석연구원은 3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북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며 통일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북한이 팬데믹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김정은 왕조의 몰락을 예견하기는 섣부르지만,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는 것 또한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북한에서 사실상 백신 접종이 전무한 점을 들어 백신 미접종자에게는 확산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 변이가 한층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상황이 1990년 북한을 덮친 대기근과 비슷하거나 더 나쁠 수 있다면서, "이번에는 바이러스가 지도층을 덮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지만, 독재자들도 때로는 운이 다하기도 한다"며 "한국과 미국, 일본은 북한의 불안정한 상황 혹은 붕괴에 대해 체계적이고 차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외부적 가능성에 머문다고 할지라도, 이는 현재 동아시아 질서를 뒤흔들 위기가 될 수 있다"며 "민주주의 이식,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억지 등 성취해야 하는 목표는 다양하겠지만 궁극적인 전략의 초점은 통일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밴도우 연구원은 독일의 사례에서 확인된 막대한 통일 비용의 문제가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과 북한 내부의 흡수 통일에 대한 반발 가능성을 우선적 극복 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또 "동맹들이 통일 문제에 대해 단합된 입장을 가진다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인들은 한국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두 개의 한국을 희망한다는 냉소적 농담처럼, 통일로 한국이 커지는 자체는 일본 입장에선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과 미국은 일본의 우려를 완전한 공조를 통해 불식해야 한다"며 "중국 역시 통일 이후 미군이 중국 국경지대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통일에 반대 입장을 취할 수 있으며, 중국과 소통 채널을 열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북한의 팬데믹 위기와 정권 붕괴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위급한 사안"이라며 "여기에 대응해 새로운 정치적 질서를 구축할 책임은 궁극적으로는 한국에 있지만, 미국 역시 장기적 분단을 치료하는 데 있어 고유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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