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위원장, 관계사 CEO 간담회 앞서 취재진에 사면 관련 입장 피력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김철선 기자 =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 위원장이 3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을 제기했다.
삼성의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책임자가 공개적으로 사면 필요성에 힘을 실은 것이다.
다만 준법위는 위원장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관계사 최고경영진 간담회 참석에 앞서 취재진의 관련 질의에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최고경영진이 재판 때문에 제대로 경영을 할 수 없다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그래서 국민의 뜻에 따라서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정치든 경제든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은 코로나19 이후에 정말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국가 경제가 발전하고 본인들의 생활이 나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높다며 사면 필요성을 거론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사면 입장을 준법위의 입장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준법위 위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한 부분이라서 전체적으로 다른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마 위원님들도 저와 같은 의견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준법위 관계자는 간담회 이후 취재진에 "사면에 대해 위원장이 말한 부분은 개인의 의견이고, 준법위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평소 위원장의 소신을 말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준법위에서는 사면에 관해 논의된 바가 일절 없었다. 사면의 '시옷'(ㅅ)도 거론된 적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면 관련 입장을 언론에 정확히 설명해달라'는 준법위의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봐도 된다"고 답했다.

한편 준법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노사관계와 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해 준법경영 전반에 걸쳐 의견을 나눴다.
2기 위원회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최고경영진과의 간담회에는 준법위 위원 전원과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 삼성SDI 최윤호 사장,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 삼성에스디에스 황성우 사장, 삼성물산 고정석 사장, 삼성생명 전영묵 사장, 삼성화재 홍원학 사장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삼성은 이미 많은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제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준법 경영에 있어서도 국내외 기업의 롤모델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준법과 인권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준법 경영에서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앞으로도 책임감을 갖고 준법 경영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준법위의 다른 관계자는 간담회에 대해 "굉장히 열띤 분위기였다. 허심탄회하고 진솔하게 서로가 애로사항을 얘기하고 경청했다"면서 "준법 경영이 회사 발전이나 매출에 기여하는 바도 크기 때문에 앞으로 중요하게 해나가야겠다는 취지의 얘기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준법위에서는 노사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거버넌스 관련 문제도 물어봤다"면서 "관련해서 진지한 논의와 토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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