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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러 가스 3년 재계약…EU '단일대오 깨질라'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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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러 가스 3년 재계약…EU '단일대오 깨질라' 골머리
CNN "서발칸 '맹주'의 친러 행보, 대러 제재·EU 확대 이슈에 악영향"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발칸반도에서 가장 세력이 강한 세르비아가 EU의 대러 제재를 무시하고, 향후 3년 간 러시아산 가스를 계속 공급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단일 대오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EU에 새로운 골칫거리를 안겼다고 미 CNN 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지난 달 29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러시아 국영 가스 회사와 3년 더 안정적으로 가스를 공급받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가격 등 구체적인 조건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세르비아에 우호적인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기존 10년짜리 가스 공급 계약은 지난 달 말 만료된 가운데, 새 계약은 이달 초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세르비아 방문 도중 정식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CNN은 세르비아의 러시아산 가스 재계약 사실이 EU 정상들이 러시아산 석유 부분 금수를 포함한 6차 대러 제재 패키지를 놓고 막판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던 민감한 시점에 공개된 것에 주목했다.

EU는 러시아에 에너지 의존도가 큰 헝가리 등의 반발에 직면하자 당초 목표로 삼았던 원유 '완전 금수'를 관철하는 대신에,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를 지나는 파이프라인을 제외한 해상으로 수입되는 물량만 대상으로 하는 '부분 금수'라는 타협안을 마련해 지난 30일 발표했다.
부분 금수 조치라 할지라도 지금까지 EU가 단행했던 대러 경제제재 가운데 가장 파괴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합의안 도출 과정에서 EU는 내부 이견을 다시 한번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EU 가입을 추진하면서도 최근 몇 년 간 전통적인 우방인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보여온 세르비아는 서방 국가들에게서 대러 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를 무시한 채 따르지 않고 있다.

동진을 꾀하는 EU로서는 서발칸 국가들은 유럽 안보에 있어 핵심적인 지역으로, 이 지역 국가의 중요성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세르비아는 국토 면적, 인구, 지정학적 위치 등 모든 측면에서 볼 때 서발칸의 중추적인 나라라는 점에서 EU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격변기에 세르비아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10년 간 총리와 대통령으로 세르비아의 권력을 독점해온 국수주의 성향의 지도자 부치치 대통령은 집권 기간 EU 가입을 천명하면서도, 러시아와의 군사,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등 친러 행보를 보여 왔다.
EU는 EU와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이런 부치치 대통령에게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해 왔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 가스 3년 재계약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EU의 경계심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EU의 한 고위 관리는 "단일대오를 유지하고자 하는 EU로서는 EU 외부에 있는 나라들의 지지가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세르비아의 행보는 염려스러운 것이라고 CNN에 밝혔다.
싱크탱크 유럽정책연구원의 스티븐 블록먼스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EU는 중국을 비롯한 제3국에 대러 제재에 유사한 입장을 취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EU 가입 희망국이 제재를 우회한다면 이는 강경한 대러 입장을 지지하라는 EU의 압박을 견뎌도 된다는 믿음을 다른 나라들에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비아의 이번 러시아산 가스 재계약이 우려스러운 까닭은 비단 제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럽의 한 고위 외교관은 "이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논의와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이 모든 상황이 우리로서는 큰 골칫거리"라고 토로했다.
상당수 EU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가 속도를 내길 희망하고 있으며, 대러 제재에 있어 세르비아의 비협조는 하루빨리 EU에 가입하고 싶어하는 나라들이 특별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나 발칸 국가들이 EU에 합류할 경우 동유럽에 더 많은 힘이 실리며 전통적으로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이 주도해온 EU 내부의 역학 관계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우려에서 이들 국가의 EU 가입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처럼 EU 확대 문제는 유럽으로서는 매우 까다로운 사안인데, 세르비아의 행보가 이 문제와 맞물리며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다수의 EU 관리, 외교관들의 설명이라고 CNN은 전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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