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를 나치에 비유?…독일 총리 발언에 비난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환경운동가를 나치에 비유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지난 27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가톨릭의 날' 행사에서 연설하던 중 "솔직히 말하겠다"며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이어 "똑같은 사람들이 시커먼 옷을 입고 행사장마다 따라다니며 하는 행동을 보면 옛날 생각이 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가 기후 문제에 대해 연설하는 도중 검은색 옷을 입은 환경운동가 1명이 무대 위로 뛰어오르려다 안전 요원들의 제지를 받고 물러난 직후의 일이었다.
숄츠 총리는 그러면서 "여러 행사장에서 똑같은 복색을 한 5명이 아주 익숙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가 매번 똑같이 행동하는 것을 봤다"며 "그것은 토론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황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힌 숄츠 총리의 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고, 비난 여론이 일었다. 그의 발언이 검은 제복 차림의 SS 나치 친위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독일에서 '어두운 과거'란 말은 통상 나치 시절을 지칭한다.
환경운동가 루이자 노이바우어 씨는 "총리가 환경운동가를 나치에 비유했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그녀는 트위터에 "총리가 환경보호 활동을 나치 정권의 이데올로기와 동일하게 취급했다"며 "2022년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냐"고 분개했다.
그러나 연방정부 대변인 크리스티안 호프만은 "총리의 말에 토를 달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만, 그의 말에서 나치를 언급하는 것은 전적으로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총리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고 무엇을 의미하지 않는지를 말한 것이 아니라, 그의 말에 토를 달 생각이 없으며 그의 말은 그의 말 그대로일 뿐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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