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협회 CEO, 총격 참사·부패 의혹 논란에도 재선임
이사회서 압도적 지지, 반대는 달랑 1표…"총기 옹호 고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총기 로비 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의 웨인 라피에어 최고경영자(CE0)가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참사와 부패 의혹 논란에도 압도적인 재신임을 받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NRA는 30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연례 총회 이사회를 열고 라피에어 부회장 겸 CEO를 재선임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앨런 웨스트 전 하원의원은 이날 이사회에서 라피에어의 자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며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라피에어는 찬성 54표, 반대 1표로 자리를 지켰다.
앞서 지난 28일 열린 NRA 연례 총회에선 라피에어 재신임 결의안이 제출됐고 일반 회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NBC 방송은 총기 난사 사건 급증과 부패 의혹에 따른 내부 혼란에도 NRA가 라피에어를 재선임함으로써 총기 소유권을 옹호하고 규제를 반대하는 활동 방침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뉴욕주 검찰은 2020년 라피에어 등 NRA 지도부가 협회 공금을 빼돌려 가족의 바하마 여행 등에 썼다는 의혹과 관련해 소송을 낸 적이 있다.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 본부를 둔 NRA는 그동안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로비 활동을 펼쳐왔고, 라피에어는 30년 넘게 이 단체를 이끌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NRA는 포수와 총잡이들의 조직에서 미국 정치의 가장 강력한 세력 중 하나로 변했고, 라피에어는 NRA의 이러한 변화를 관리 감독했다"고 전했다.
라피에어는 텍사스 초등학교 총격 참사 직후에 열린 NRA 연례 총회에서 사건의 원인을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과 사회 병리 현상 탓으로 돌렸다.
그는 총회 연설에서 "총기 소유자들은 국가와 아이들을 사랑한다"며 총기 규제를 촉구해온 국회의원들과 언론을 되레 비난했다.
앞서 그는 2012년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 후 "총을 가진 나쁜 사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총을 가진 좋은 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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