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상장사 10개 중 7개 주가 추락…성장주 '추풍낙엽'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증시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최근 1년 새 상장사 10개 중 7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제외하고 코스피(940개)와 코스닥시장(1천558개) 상장 종목 2천498개 중에서 작년 5월 말 대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24일 기준 모두 1천809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72.4%에 해당한다.
이 기간 하락한 코스피 상장사는 722개로 조사 대상 940개의 76.8%에 이른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선 전체의 69.8%인 1천87개가 1년 새 하락했다.
증시 전반에서 주가가 내려간 종목들이 속출했다.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은 코스닥 상장사인 지나인제약으로 주가가 고점 4만9천812원에서 2천120원으로 95.74% 급락했다. 코스닥 상장사 에스에이치엔엘과 세영디앤씨도 90% 넘게 하락했다.
비디아이, 베스파, 중앙디앤엠, 지아이텍, 이즈미디어, 딥노이드, 엠투엔 등 코스닥 상장사도 1년 새 77% 넘게 떨어졌다.
코스피 상장사 중에선 비케이탑스 주가가 작년 5월 말 9천250원에서 904원으로 90.22% 내렸다. 이 종목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퇴출 대상에 올라 지난 13일 이후 거래가 정지됐다.
덕성(-68.75%), 이아이디(-67.1%), 삼성제약(-65.42%), 형지엘리트(-64.99%), 한컴라이프케어(-64.04%) 등 종목들도 낙폭이 컸다.
코스맥스(-47.69%), 아모레퍼시픽(-45.99%), 녹십자(-46.33%), 셀트리온(-45.98%), 종근당바이오(-43.19%), 롯데하이마트(-45.07%) 등 화장품·제약·유통주 주가도 절반 수준까지 내려왔다.
코스피200 종목 중에선 신풍제약이 57.63%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고 LG생활건강은 153만원이던 주가가 70만5천원까지 53.92%나 미끄러졌다. 아파트 공사 붕괴 사고가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도 1년 새 53.84% 하락했다.
증시 전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성장주의 추락이다.
엔씨소프트는 85만2천원에서 44만2천500원으로 48.06% 내렸고 18만원이던 카카오페이는 9만4천원대로 절반 가까이 주저앉았다.
크래프톤도 44만8천500원에서 24만7천500원으로 44.81% 떨어졌다.
국내 대표 성장주인 카카오는 12만2천원에서 8만600원으로 33.93%, NAVER[035420](네이버)는 35만8천원에서 26만6천원으로 25.69% 각각 내렸다. 네이버는 미국 증시에서 소셜미디어 회사 스냅이 급락한 여파로 전날 장중에 26만2천500원으로 52주 최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주가 급락 종목들이 쏟아진 것은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각국 통화당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성장주를 비롯해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증권가 내부에선 증시가 다음 달에 일시적인 반등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낙폭이 큰 우량주 중심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여름을 준비하는 투자환경은 약세장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랠리'임을 가정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다음 달에는 단기 반등을 기대하고 단기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을 추가로 단행할 것으로 점쳐지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증시의 유동성은 위축될 공산이 크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가상화폐 등의 자산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금리가 오르고 유동성이 축소되는 국면에선 경기와 관계없이 꾸준한 이익을 내는 가치 있는 주식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indi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