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베로도네츠크 제2의 마리우폴 되나"…우크라 안팎 우려 고조
(파리=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소도시 세베로도네츠크가 외부와 고립된 채 러시아군의 맹렬한 포위 공격을 받고 있어 '제2의 마리우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AFP 통신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돈바스 지역 루한스크주 서부의 세베로도네츠크는 인구 10만 명 규모의 소도시로, 돈바스에 형성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 대치 전선의 최전방이다. 루한스크에서 러시아군에 점령되지 않은 몇 안 되는 도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세르히우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지사는 이날 "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를 고의로 파괴하는 '초토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다이 지사는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와 마리우폴에서 철수한 병력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돈바스 공략을 위해 시베리아에서 모집한 신병 등 병력을 이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이 시베르스키 도네츠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들 가운데 하나만 남기고 모두 파괴해 세베로도네츠크는 거의 외부와 고립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도 이날 전황 업데이트를 통해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인권 옴부즈맨은 세베로도네츠크가 82일간 러시아군의 맹렬한 포위 공격을 당한 끝에 항복한 마리우폴의 운명을 되풀이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전쟁학연구소는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를 포위 점령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으며 다른 전선에서 진격이 정체된 가운데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앞서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시가전에 특화된 BMP-T 전투장갑차를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에 투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터미네이터'로 불리는 BMP-T는 러시아군 주력 전차인 T-72의 차체를 기본으로 제작됐으며 대전차 유도미사일, 기관포, 유탄발사기 등 다양한 무장을 갖추고 주로 시가전에서 탱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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