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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정치공동체' 구상 우크라이나 거부로 좌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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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정치공동체' 구상 우크라이나 거부로 좌초하나
마크롱, 광범위 정치 통합 제안…우크라 등 EU 가입 희망국 포용
젤렌스키 "EU 가입외 다른 대안 없다"…러 "EU 가입도 안돼"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유럽의 정치적 통합을 가속하기 위한 이른바 '유럽정치공동체' 구상이 우크라이나가 강하게 거부하면서 좌초 위기에 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9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럽의 모든 민주 국가가 참여하는 새로운 정치 공동체 창설을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통합 수준과 비전을 볼 때 단기적으로 EU는 유럽 대륙의 유일한 정치 구조가 될 수 없다"고 평가하고 EU 역외 국가를 포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정치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정치공동체는 안보는 물론, 에너지와 교통, 인프라 투자, 유럽인의 이동과 교류 등에 대한 정치적 협력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 제안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등에 대한 EU 가입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이들 역외 국가가 유럽정치공동체에 쉽게 참가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는다고 해도 정식 가입까지는 수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우크라이나, 조지아, 몰도바 등 EU 가입 희망국을 신속하게 포용할 수 있는 정치 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이 구상의 동력을 제공해야 할 우크라이나가 신속한 EU 가입을 희망하면서 이 제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EU 가입 신청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우리에게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것(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거부하려는 구실처럼 보인다. 우리에게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EU 후보국 지위"라면서 EU 가입만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유럽국가 지도자도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한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이미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물(EU)에 기반해 정치적 통합 작업을 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초 EU 가입을 위한 '질문지' 작성을 완료해 EU에 제출했다.
EU 가입 신청국은 자국의 사회 제도나 경제 구조 등이 EU의 평가 기준에 부합하는지 이 질문지에 맞춰 세밀하게 답변해야 한다.
수천 개에 달하는 질문지 문항에 전부 답변하는 데 통상 수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크라이나는 단 한 달 만에 모든 답변 절차를 끝냈다.
EU 관리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답변서를 검토한 후 6월 말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해 EU 가입을 위한 다음 절차(후보국 지위 부여)를 진행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EU 외교 소식통들은 6월 23∼24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가입 후보국으로 공식 선정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가입 신청에서 후보국 지위를 얻기까지 넉달도 채 걸리지 않는 것으로, 이는 이례적으로 신속한 진행이다.
그러나 후보국이 EU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하기까지는 까다로운 협상을 거쳐야 해서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린다.
우선 후보국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사법권 독립 등 민주국가 체제를 갖춰야 하며 인권을 보장하고 소수자에 대한 보호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또 시장경제가 기능해야 하며 공정한 경쟁이 보장돼야 한다. EU의 법률체계를 수용하고 경제통화동맹에도 참여해야 한다.
이런 기준을 충족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EU와 후보국은 30여 개로 세분된 분야에 대한 협상과 검증작업을 진행한다. EU와 오랜 기간 어려운 가입 협상을 벌여야 하는 후보국은 EU에서 일정한 재정, 행정, 기술적 지원을 받게 된다.
마크롱 대통령의 구상은 이처럼 오래 걸리는 EU 가입 대신에 새로운 정치통합 기구에 즉각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뿐 아니라 EU 가입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EU 가입 추진에 부담이 가중됐다.
러시아는 그동안 나토 가입은 절대 용납할 수 없지만 EU 가입은 묵인하는 듯했지만 더 강경한 방향으로 틀었다.
그러나 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 제1 부대표는 "EU가 앞장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했고, 따라서 EU와 나토 사이에 큰 차이가 없어졌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이 현실적으로 15∼20년 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유럽정치공동체 구상 참여를 설득했다.
클레망 본 프랑스 유럽담당 장관은 22일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을 설명하면서 "이것은 EU 가입의 대안 성격이 아니며 향후 EU 가입을 막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득했다.
그는 유럽정치공동체의 틀 안에서 유럽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전쟁 복구와 재건을 위해 EU 예산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은 6월 말 EU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 제안의 구체성과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지만 적어도 EU 내에서 정치 통합을 가속하는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songb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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