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리스크'에 테슬라 6% 넘게 추락…'칠백슬라' 붕괴(종합)
성추행 의혹에 '오락가락' 트위터 인수 행보, 정치 발언 구설
"회사 브랜드 가치 훼손"…'테슬라 전기차 보이콧' 트윗 유행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20일(현지시간) 6% 넘게 추락하며 '칠백슬라'(주가 700달러대)가 붕괴했다.
테슬라는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6.42% 급락한 663.90달러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 주가가 600달러 대로 주저앉은 것은 작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뒤 테슬라 주가가 추락했다고 전했다.
전날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머스크가 2016년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스페이스X 소속 전용 제트기에서 여성 승무원의 다리를 더듬고, 이 승무원에게 성적인 행위를 요구한 의혹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 보도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히 부인했지만, 성추행 의혹은 테슬라 주가를 짓누르는 데 기여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마켓워치는 테슬라 주가는 이번 주 내내 좋지 않았고 성추행 의혹으로 더욱 악화했다고 전했다.
CNBC 방송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번주에만 13.73% 하락했고 올해 들어 37.18% 빠졌다.
외신들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술주 약세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가 테슬라에 대한 기본 악재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머스크 리스크'까지 더해졌다고 진단했다.
성추행 의혹에 앞서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둘러싼 '오락가락' 행보와 현실 정치에 대한 발언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가 제공한 스팸, 가짜 계정 비율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인수를 일시적으로 보류하겠다고 해 트위터 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가를 낮추기 위해 스팸 계정을 걸고넘어졌다는 분석이 나왔고, 일부 테슬라 투자자는 머스크가 회사 경영을 뒷전에 둔 채 트위터 인수 게임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비스 애널리스트는 "비행기가 거대한 뇌우를 만난 상황에서 조종사는 넷플릭스 쇼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비꼬았다.
또 머스크는 지난 18일 미국 집권 여당인 민주당을 향해 "분열과 증오의 정당"이라고 비판하면서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투표하겠다고 선언했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의 최근 정치적 발언과 성희롱 의혹이 그 자신과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머스크의 최근 행동은 테슬라 사업에 해를 끼칠 수 있는데도 이를 막을 독립적인 이사회가 없다고 지적했다.
제너럴모터스(GM) 제품 기획 총괄 부사장을 지낸 존 스미스는 사람들이 테슬라 전기차보다 머스크의 성희롱 의혹을 소재로 대화를 나눈다면 결국 테슬라 브랜드 가치를 갉아먹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인 캘리포니아주가 테슬라의 미국 내 최대 시장으로 꼽히지만,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이 테슬라 차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테슬라 차 주문을 취소하자는 내용의 '#보이콧 테슬라' 해시태그가 이날 트위터에서 유행했다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과거에는 녹색 비즈니스를 구축하려는 머스크를 존경했지만 현재의 그는 '악플러'로서 분열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시간주 자동차연구센터의 칼라 베일로 최고 책임자는 "머스크가 정치적으로 될수록 그것은 구매자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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