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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할 수 있겠지"…'마리우폴 포기'에도 우크라 여론 차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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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할 수 있겠지"…'마리우폴 포기'에도 우크라 여론 차분
"상황 지켜보자…지금 정부 비판해봐야 도움 안 돼"
"수많은 사람 제철소에 갇힐 때까지 정부 뭐했나"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항전의 상징과도 같았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정부가 포기했다는 소식에도 여론은 동요하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80여일간 이 도시의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최후 거점으로 삼아 저항했지만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17일 마리우폴에서 '작전 임무'를 끝냈다며 사실상 퇴각을 발표했다.
러시아 측 발표에 따르면 16일부터 우크라이나 병력 959명이 투항했고,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치료를 받는 일부 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러시아 통제지역으로 이송된 상태다.
현재 제철소 안에 남은 병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의 친러 정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장 데니스 푸실린 말에 따르면 1천 명 이상이다.
NYT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그토록 응원한 마리우폴 항전을 우크라이나 정부가 사실상 포기했지만 대중은 일단 정부를 믿고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아조우스탈 병력을 포로 교환을 통해 데려오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일부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도 정부의 침묵을 존중해달라고 촉구하는 메시지를 냈다.
한 여성은 페이스북에 "우리는 숨을 죽이고 (병력)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며 "오늘부터는 침묵 속에서 (이를) 외칠 것"이라고 썼다.
'마리우폴을 구하자'(Save Mariupol)라는 온라인 청원을 개시한 활동가 카테리나 프로코렌코는 "우크라이나 국민은 불필요한 근심, 감정, 반성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부 르비우 주민 크리스티나 주크 씨도 이 신문에 "정부를 비판한다 해도 러시아군을 물리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에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며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판 여론이 없는 건 아니다.
주크 씨는 "(러시아군에) 포위되는 동안 그 많은 사람이 홀로 남겨졌다는 건 부드럽게 표현해도 충격적인 사실"이라며 "앞으로 이런 상황을 예방하려면 전쟁 이후에 이 끔찍한 상황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아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에서 포로 교환과 관련해 호응할 것이라는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날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크라이나 측과 포로 교환 협상과 관련해 진행되는 게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넘어간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재판을 받아 처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아조우스탈 수비군 가운데 '전쟁범죄자'가 있다면서 이들은 포로 교환이 아니라 재판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투항한 우크라이나 군인을 상대로 친러시아 돈바스 지역 민간인을 대상을 한 범죄 행위에 가담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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