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되는 방역·늘어나는 국제선…항공사, 운항 확대 '시동'
대한항공, 내달 주 30회 이상 증편…아시아나, 유럽 운항 재개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정부가 이달 23일부터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로 PCR(유전자증폭) 검사와 함께 신속항원검사(RAT)도 인정하기로 하면서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국제선 수요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방역 규제가 완화되면서 최근 좌석 공급 부족으로 급등한 항공권 가격이 안정화될지도 주목된다.
◇ 화물기 다시 여객기로…6월 여객 운항 확대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6월 유럽과 미주 노선 등을 중심으로 주 30회 이상 증편할 계획이다. 운항 횟수는 현재 주 159회에서 주 190회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샌프란시스코, 벤쿠버, 런던,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울란바타르 등의 노선을 증편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운항이 중단됐던 김포~하네다 노선뿐 아니라 동남아 휴양지 노선의 운항 재개도 검토하고 있다. 이달 19일부터는 인천~세부 노선을 주 2회 운항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국제선 여객 감소에 따라 좌석을 제거해 화물기로 운영하던 화물전용 여객기도 다시 여객 운항에 투입한다. 이달 초 화물전용 여객기 1대에 다시 좌석을 장착한 데 이어 16대의 화물전용 여객기 중 6대를 순차적으로 여객기로 전환한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다음 달 로마, 파리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김포~하네다 노선 역시 운항을 검토 중이다.
티웨이항공[091810]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호찌민, 방콕, 다낭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싱가포르 노선에도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괌, 사이판 노선에 대해서도 다음 달 증편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항공[089590]은 다음 달 제주~방콕,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고 인천~방콕, 세부, 마닐라 노선은 증편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계획 단계여서 실제 운항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계획보다 운항이 더욱 늘어날 분위기"라고 말했다.
◇ 항공업계 "'커퓨' 해제하고 코로나19 검사 폐지해야"
정부도 항공사들의 운항 재개와 증편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선 운항을 이달 주 532회에서 다음 달 주 762회로 230회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신속항원검사도 코로나19 검사로 인정하고, 다음 달 1일부터는 검사 횟수를 3회에서 2회로 축소한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보호자와 동반 입국하는 어린이의 격리 면제 기준은 현행 만 6세 미만에서 만 12세 미만으로 변경한다.
항공업계는 어린이 격리 면제 기준이 완화됨에 따라 가족 단위의 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탑승객들은 검사 비용이 15만원가량인 PCR검사 대신 5천원인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어 비용 부담도 덜게 됐다.
정부의 이러한 국제선 운항 확대 조치는 항공권 가격 안정화를 위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해외여행 수요 급증으로 여객 좌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급등했다.
항공권 가격은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 최저가는 공급이 부족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항공사가 최저가로 판매하는 항공권의 수를 줄이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항공권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여름 성수기 런던, 파리 등의 왕복 항공권을 2019년에는 150만~200만원에 예약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220만~350만원가량으로 오른 상태다. 일본이나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역시 2019년 대비 2배가량 올랐다.
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 글로벌 추세인 만큼 향후 검사 의무화 자체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오후 8시부터 오전 5시까지 운항이 제한되는 인천공항의 '커퓨'도 해제해야 국제선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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