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47일' 상하이 "이달 중순부터 점진 개방 목표"
'사회면 코로나 제로' 목표 일단 근접…'쥐어짜기'식 고강도 봉쇄 계속
완벽 추적 어려운 오미크론 '박멸'이 전제조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코로나19 대유행으로 47일째 봉쇄 중인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시가 이달 중순까지 격리·통제 구역을 제외한 일반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사회면 제로 코로나'를 달성하면 점진적으로 봉쇄를 풀겠다는 가시적 목표를 제시했다.
우칭 상하이 부시장은 13일 일일 방역 브리핑에서 "상하이가 현재 제시한 목표는 이달 중순까지 사회면 코로나 제로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점진적으로 (도시를) 개방하는 한편 제한적 유동을 허용하고 (방역 상황에 따른) 지역별 관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 당국이 봉쇄 완화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방침은 상하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가운데 나왔다.
고강도 봉쇄로 4월 하루 2만7천여명까지 올랐던 일일 신규 감염자 수는 최근 하루 2천명가량 수준으로 감소했다.
격리·통제 구역을 제외한 일반 지역을 뜻하는 '사회면' 내 신규 감염자는 최근 나흘간(9∼12일) 각각 5명, 0명, 2명, 4명을 기록했다.
상하이시 16개 구(區) 가운데 도심권에 속한 창닝구와 쉬후이구까지 포함한 10개 구가 '사회면 코로나 제로'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분류됐다.
'상시 방어 체계'로 전환을 위한 준비도 이뤄지고 있다.
상하이시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시 전역에 9천900개의 PCR(유전자증폭) 검사소를 만들었으며 이 중 5천700개를 이미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전국의 모든 대도시에 작은 규모의 코로나19 검사소를 대거 만들어 모든 주민이 적어도 이틀에 한 번 검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추적이 어려운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 탓에 중국 당국이 유의미한 봉쇄 완화의 필요조건으로 제시하는 '사회면 제로 코로나' 목표가 당국이 언급한 이달 중순까지 달성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 당국은 사흘 연속 신규 감염자가 전혀 없어야 '사회면 제로 코로나'가 달성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미 상하이에서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 연속 '사회면'에서 신규 감염자가 나오지 않아 '사회면 제로 코로나' 달성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뒤이은 4월 1일 '사회면'에서 다시 58명의 신규 감염자가 새로 발견되면서 시 당국은 그간 부분적으로 내놓은 완화 조처마저 사실상 없던 것으로 하고 다시 봉쇄 강도를 극단적 수준으로 높였다.
애초 당국은 진산구, 칭푸구 등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분류된 '방어구역' 주민의 제한적 외출을 허가하기도 했지만 최근 다시 이들 지역 주민의 외부 이동도 모두 금지하고 일부 허용했던 상점들의 영업도 대거 중단시켰다.
최근 상하이의 여러 구정부들은 모든 주민을 집에 가둬둔 그간의 봉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일주일간 식료품 같은 모든 물품을 외부에서 받지 못하도록 하는 극단적 통제를 하는 '침묵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28일부터 경제가 거의 완전히 마비될 정도로 고강도 봉쇄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식료품 등 생필품을 조달하는 길까지 막는 '마른 수건 짜기' 식 조처로 '사회면 제로 코로나' 달성에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부가 지난 5일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통해 국민의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선포한 상황이어서 상하이시 당국은 적어도 '사회면' 수준에서 '제로 코로나' 목표를 단행해야만 유의미한 봉쇄 완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체육관 등을 활용한 격리소와 주민들을 집 밖으로 전혀 나오지 못 하게 하는 통제구역 내 코로나19 감염자도 아직 꾸준히 나오고 있다.
격리통제 구역과 '사회면'을 합한 12일 상하이의 일일 신규 감염자는 1천929명으로 전날의 1천340명보다 오히려 늘었다. 3월 이후 상하이시의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이미 60만명을 넘었다.
코로나19에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소로 보내진 사람은 1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상하이 봉쇄는 중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전자 등 각 업계 공급망을 심각하게 교란하는 등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쉬젠궈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최근 웨비나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인 5.5%는 고사하고 2020년 성장률인 2.3% 달성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정책이 경제를 망가뜨리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올해 코로나 봉쇄로 인한 경제 피해액이 18조 위안(약 3천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