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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중과 한시 배제 D-2…아파트 매물 증가 수도권이 1∼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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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중과 한시 배제 D-2…아파트 매물 증가 수도권이 1∼3위
매도-매수자 "급할게 없다"…집주인 호가 높이고 매수자는 관망
'60층 초고층' 재건축 허용 여의도 일대도 아직은 조용
신규 전세물건은 한달새 3.6%↓…'갱신권 소진' 하반기 전셋값 뛰나 촉각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아파트 시장에 매물이 늘고 있다.
올해 6월 1일 보유세 기산일 전에 매도는 어렵지만 양도세 중과가 풀리는 이달 10일부터 1년 내 팔기 위해 매물을 내놓고 매수자의 반응을 지켜보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이에 비해 전세 물건은 감소하면서 하반기 전셋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 한 달 새 수도권 아파트 매물 증가…매수자는 일단 관망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한시 배제 방침을 밝힌 이후 최근 한 달 동안 아파트 매물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1∼3위를 수도권 시도가 모두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이하 7일 기준)은 한달 전 2만2천623건에서 현재 2만4천774건으로 9.5% 늘어 증가폭 1위였고, 경기도가 10만864건에서 11만627건으로 8.6% 증가해 2위, 서울이 5만2천362건에서 5만6천815건으로 8.5% 늘어 3위를 기록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매물이 급증하는 분위기로 볼 순 없지만 그동안 세금이 부담스러워 팔지 못했던 다주택자 또는 갈아타기 이전 수요들이 조금씩 물건을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갭투자 수요가 대거 몰렸고, 지역적으로는 서울보다 양도차익이 적은 경기·인천 등지의 매물 증가폭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남양주시의 매물이 한달 전 4천780건에서 현재 6천458건으로 35.1%나 증가해 1위를 기록했고 이어 가평군(21.3%), 과천시(18.8%), 성남시 중원구(13.1%), 용인시 처인구(12.8%) 등의 순이었다.
서울에서는 용산구(15.2%)가 가장 많이 늘었고 이어 강북구(13.8%), 광진구(!3.3%), 송파구(12.8%), 은평구(11.2%) 등의 순으로 매물이 증가했다.

시장에 매물이 늘면서 일단 대선 직전의 극심한 거래 가뭄은 다소 풀린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현재 기준 985건으로, 4월 거래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기한이 이달 31일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3월(1천431건) 거래량을 소폭 웃돌 것으로 보인다. 2월 810건에 비하면 두 달 연속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3월(3천762건), 4월(3천655건) 거래량에 비해선 여전히 절반에도 못 미치는 침체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 체감하는 거래도 매우 부진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매물은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가 관망하면서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도자들은 새 정부의 보유세 완화 등 규제완화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집값을 높여서 내놓는데 매수자들은 새 정부 정책 방향 등 상황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라며 "매도·매수자 서로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 6일 신속통합기획으로 60층 초고층 재건축 계획을 공개한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한양 아파트도 매수 문의가 거의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용 79㎡의 경우 22억5천만원, 118㎡는 27억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으나 거래는 잘 안 된다.
여의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징검다리 연휴가 끼어서인지 서울시의 발표에도 매수 문의 없이 아직은 조용한 분위기"라며 "실제 재건축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용적률 상향에 따른 기부채납이나 임대아파트 건설 등 제약조건도 남아 있어서 일단은 관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15억원 초과 주택이라 대출이 안 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실수요 아니면 매수가 불가능한데 자기 살던 집이 안 팔려 매수를 못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재건축 기대감에 일단 호가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거래가 뒷받침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 후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법안이 실제로 통과되면 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매수세가 따라붙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지난 4일(현지시각)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데다 연내 두 세 차례 더 빅스텝 계획을 예고하면서 우리나라도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진 까닭이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출 규제가 여전히 까다롭고, 최근 잇단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특정 부유층을 제외한 일반 실수요자들은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매물이 늘어도 싼 급매물만 팔리는 등 조심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우병탁 부동산팀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로 '똘똘한 한 채'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강남권 요지보다는 비강남권의 아파트부터 먼저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비해 매수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도권 외곽지역부터 집값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남권에서는 부담부 증여로 돌리려는 다주택자도 많다.
규제완화 기대감에 따라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은 전체 거래의 13.4%를 차지하며 지난해 7월(16.4%)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인기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보니 집을 파느니 증여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새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을 봐가며 매도 대신 증여로 돌아설 수요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줄어드는 전월세…7월 이후 전세 불안오나 우려
매매와 달리 최근 전세 물건은 감소하는 추세다.
아실 집계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 수는 7일 현재 4만1천479건으로, 열흘 전(4만1천695건)에 비해 0.6%, 한달 전(4만3천1건)에 비해서는 3.6% 각각 줄었다.
구별로는 성북구가 한달 전보다 13.6%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이어 종로구(-12.2%), 광진구(-12.1%), 동작구(-11.3%), 중랑구(-10.4%) 등의 순이었다. 비강남권의 전월세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이 줄었다.
4∼5월이 전세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대선 이후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신규 급전세가 소진되면서 전월세 물건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기간에 집을 팔려는 다주택자 중 일부는 계약 만기가 된 전세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다. 새 정부의 '임대차 3법' 손질 방침에 따라 제도 개선 이후 임대계약을 하겠다며 매물을 회수한 경우도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싼 급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시장에는 하반기 이후 전월세 가격이 다시 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2년째를 맞는 오는 7월 말 이후부터는 갱신권이 소진된 전월세 물건이 시장에 신규로 나오면서 5% 이상, 시세 수준으로 가격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월 24일(0.00%) 이후 13주간 약세가 이어졌으나 지난주에는 하락을 멈추고 보합 전환됐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상당수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서 5% 상한제로 전셋값이 안정돼 있는데 하반기부터 갱신권 소진 물건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셋값이 다소 불안해질 수도 있다"며 "신규 전셋값 상승률보다는 갱신권을 쓰고 새로 전세를 얻어야 하는 세입자의 체감 상승폭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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