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러 전쟁범죄 증거 수집…내주 대러제재 논의
"우크라 내 보건의료시설 최소 200곳 공격 기록"
최소 38개국 서명받아 러 지역사무소 폐쇄 등 추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보건의료 시설에 저지른 전쟁범죄 증거를 수집해 국제기구에 전달하기로 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WHO가 이미 우크라이나 내 보건의료시설에 대한 200건의 공격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라이언 팀장은 "보건의료 시설을 겨냥한 의도적 공격은 국제인도법(전쟁 희생자 보호를 위한 국제법) 등을 위반하는 행위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는 "WHO는 그런 공격을 계속 기록하고 증언할 것"이라며 "유엔,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이 그런 공격 배후에 있는 범죄 의도를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보건의료시설을 비롯해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민간인을 겨냥한 무차별적 공격 때문에 전쟁범죄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러시아의 조사 거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 때문에 사법처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많다.
라이언 팀장은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공격받은 보건의료시설 200곳은 전부가 아니라 WHO가 확인한 곳들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완파하거나 훼손한 보건의료시설이 400곳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WHO 회원국들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WHO 지역 사무소를 폐쇄하는 등 내용을 담은 제재 결의안을 오는 10일 검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러시아의 WHO 이사국 자격을 박탈하거나 투표권을 동결하는 등 더 강도 높은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제재안은 유럽 외교관들이 WHO 유럽 사무소에 제출했으며 터키, 프랑스, 독일 등 최소 38개국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포착된 전쟁범죄 정황을 전면 부인하며 일부는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한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WHO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며 러시아에 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withwi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