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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키이우 인근 이르핀서도 집단학살 등 전쟁범죄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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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키이우 인근 이르핀서도 집단학살 등 전쟁범죄 정황
"시신 290구 발견, 최소 10명 이상 고문피해 증언"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 우크라이나 당국은 수도 키이우 인근의 소도시 이르핀에서도 고문과 집단학살 등 러시아군이 자행한 전쟁범죄를 뒷받침할 다수의 증거를 찾아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TV로 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개전 초기 격전지 중 하나인 이르핀에서 전쟁범죄 수사팀이 포렌식을 진행한 결과 290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베네딕토바 총장은 러시아군 한 명이 최소한 10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고문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수사팀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휴대전화를 뺏기고 음식과 물을 먹지 못한 채 갈비뼈와 다리 등을 구타당했다고 수사팀에 증언했다.
수사팀은 이르핀에 머물렀던 부대가 러시아 제64 기계화여단이라는 점을 파악했다. 키이우의 또 다른 외곽 도시인 부차에서 민간인 납치·고문을 자행한 것으로 지목되는 부대다.
베네딕토바 총장은 이르핀의 7개 지역에서 총격 사건과 시신 집단 매장이 발생했고, 화살촉 모양의 파편이 뿌려지는 포탄과 대인지뢰 등 국제협약으로 금지된 수많은 무기를 사용한 사실 등을 입증할 자료를 수사팀이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시민 성폭행 사례가 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엄청난 수'의 사건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조사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피해자들이 아직 증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많은 이가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살고 있어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성범죄를 기소하기 위해서 유엔의 고위 당국자와 조사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의 '분쟁 중 성폭력' 사무총장 특별대표 프라밀라 패튼은 지난주 조사관 6명이 곧 우크라이나에서 성폭력 사건을 감시하는 국제 모니터링팀에 합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자국 군대의 전쟁 범죄와 성폭력 혐의를 부인한다. 부차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벌어진 만행을 담은 사진마저도 연출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을 뒷받침할 증거가 쌓이면서 국제사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최종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베네딕토바 총장은 전날 푸틴 대통령의 혐의를 제기하면서 "21세기의 주요 범죄자다. 마땅히 그의 군대가 저지른 범죄로 기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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