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왕따' 끼리끼리…러 군용 트럭, 미얀마서 생산 추진
러 최대 트럭업체 카마스 대표, 미얀마서 쿠데타 수장 만나 협력 논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우크라이나 침공과 쿠데타로 인해 나란히 국제사회의 '왕따'가 된 러시아와 미얀마가 상호 협력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미얀마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저스티스 포 미얀마'(JFM)는 러시아 최대 군수·민수용 트럭 생산업체인 카마스(KAMAZ)의 세르게이 코고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말 미얀마를 방문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코고긴 대표는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정 인사들을 만나 카마스사 군용 트럭의 미얀마 내 생산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관련 협정이 내달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JFM은 전했다.
카마스사가 생산하는 군용 트럭 중에는 판치리 S-1 지대공 미사일을 탑재하는 양쪽에 바퀴가 8개인 차량도 포함됐다.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키기 한 달 전 미얀마 군부는 판치리 S-1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2기를 주문했고, 이는 내년에 미얀마로 인도될 예정이다.
코고긴 대표의 미얀마 방문 며칠 전 영국 정부는 카마스사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에 군용 차량을 공급했다는 점을 들어 그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JFM은 지적했다.
그는 호주 정부에 의해서도 제재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흘라잉 사령관도 미국과 영국 등 다수의 서방국가들에 의해 쿠데타 및 유혈 탄압을 이유로 이미 제재 리스트의 맨 꼭대기에 올라있다.
JFM은 카마스 등 러시아 업체들과의 협력 강화는 시민들에 대한 유혈 탄압을 자행하는 미얀마군에 무기와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민정부가 압승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1일 군부가 일으킨 쿠데타 이후 현재까지 약 1천800명이 사망했다.
러시아는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문민정부를 전복한 뒤에도 중국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서 군부를 지지해 왔다.
미얀마가 러시아의 주요 무기 수출국이라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흘라잉 사령관도 이에 호응해 지난해 6월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를 직접 방문, 군수제품 공장 등을 둘러봤다.
4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을 제외하면 쿠데타 이후 그가 방문한 국가는 러시아가 유일하다.
미얀마 군정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대해 "러시아군은 주권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을 전개했으며,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준 것"이라며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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