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소 상하이 느린 정상화…반도체 등 조업재개 기업 늘려
퀄컴·화웨이·파나소닉·UNISOC 등 포함…물류난 해소 위해 택배회사 영업 허용
이틀째 통제지역 밖 감염자 없지만 주민다수 여전히 격리…"외출 허용 1시간만에 취소"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가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규모가 뚜렷하게 감소함에 따라 조심스럽게 점진적 정상화를 도모하고 있다.
1일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상하이시 당국은 2차 조업 재개 대상 기업을 선별한 '화이트 리스트'를 만들어 지난달 28일 각 구정부를 통해 대상 기업에 개별 통보했다.
앞서 당국은 지난 11일 테슬라, 상하이폭스바겐, SMIC 등 관내 666개 기업을 1차 '화이트 리스트'에 올려 '폐쇄 루프' 운영을 조건으로 가동 재개를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폐쇄 루프는 직원들을 외부와 격리한 채 공장 내부에서 숙식시키는 방식이다.
다만 당국은 2차 리스트 선정 소식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2차 리스트 기업의 전체 규모도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자동차·전기·반도체·바이오 등 중점 분야의 중점 기업들이 포함된 1차 리스트의 관리 주체는 상하이 시정부였다. 대상 기업이 확대되면서 추가로 나온 2차 리스트의 관리 주체는 시 산하의 각 구정부다.
2차 리스트에는 칭화유니 계열의 스마트폰용 시스템온칩(SoC) 제조사인 UNISOC(쯔광잔루이), 퀄컴 상하이 법인, 화웨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제품을 만드는 국유기업 HDSC(화다반도체), 미국 자동차용 반도체 제조사인 온세미, 파나소닉 등 반도체·전자 분야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마비 상태에 있는 물류 회복을 위해 순펑, 중퉁 등 대형 택배회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도 테슬라 등 각 산업 공급망의 정점에 있던 대형 업체들만 대상이 됐던 1차 리스트 때와 차별점이다.
이 밖에 자동차 시트 제조사 등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할 자동차 협력 업체들도 각 구가 주체가 된 2차 리스트에 들어갔다.
2차 리스트 선정 기업들은 각 구로부터 발급한 '조업 재개증'과 '중점 기업 차량 통행증'을 발급받아 조업 재개에 나서게 된다.
아직 상하이시 대부분이 봉쇄 중인 가운데 각 기업은 폐쇄 루프 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해야 한다.
상하이시는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뚜렷하게 감소하면서 경제 정상화를 점진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일일 신규 감염자 7천872명으로 전면 봉쇄 초기인 지난 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틀 연속으로 중국이 봉쇄 완화의 필수 조건으로 여기는 '사회면 코로나 제로' 목표도 달성됐다.
'사회면 코로나 제로'란 격리소 등 통제구역으로 지정한 곳 바깥인 '사회면'에서 신규 감염자가 전혀 나오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지난 3월 이후 상하이에서는 60만명에 육박하는 누적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했다.
시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4월 30일까지 코로나19 감염자 말고도 63만명의 밀접 접촉자들이 격리 시설로 보내졌다.
밀접 접촉자 중 상당수가 격리소로 보내진 이후 코로나에 감염돼 숫자에 일부 중복이 있지만, 이번 대유행 기간 100만명 가까운 시민이 체육관, 학교, 컨벤션센터 등지에 마련된 격리소로 보내지고 한 달 넘게 지역 경제가 마비되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끝에야 '제로 코로나'에 근접한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구훙후이 상하이시 부비서장은 1일 일일 브리핑에서 "상하이 방역전이 단계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전문가들이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상하이시의 코로나19 확산은 이미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도 상하이에서 통제 지역을 중심으로 하루 5천건이 넘는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은 매우 보수적으로 사회·경제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상하이시는 각 주거 단지를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가장 높은 '통제구역'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어구역'까지 3단계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최근 14일 안에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방어구역으로 관리되는 단지 주민들은 집 근처에서 장보기 등 제한적 활동을 할 수 있으나, 대부분 지역이 방어구역 주민들의 단지 밖 외출을 허용하지 않는다.
창닝구의 한 주민은 연합뉴스에 "어제 단지가 방어구역으로 전환돼 잠지 주민들이 단지 밖으로 산책하러 나가기도 했지만, 1시간 만에 다시 통지가 내려와 모든 주민을 다시 단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고 전했다.
기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도 방어구역으로 전환됐지만 단지 밖 외출이 전면 금지되어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많은 주민의 항의에 "상부로부터 관리통제구역에 준해 관리해야 한다는 통지를 받아서 밖으로 나가는 주민이 있으면 위에 보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복수의 상하이 주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진산구·펑셴구 등 일부 지역에서만 단지 밖 외출이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을 뿐, 상하이 중심 지역의 구들은 임시 통행증을 발급받는 극소수 인원을 제외한 대다수 주민을 단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외부 활동이 제한적으로 허용된 지역에서도 자가용 운행이 금지돼 거리에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들이 주로 다니고 있다.
구 부비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일 연속 통제 구역 밖 신규 증가가 전무한 상태를 '사회면 코로나 제로'의 구체적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이 조건에 해당한 구가 펑셴구 등 6개 구였다고 밝혔다. 상하이시의 구는 모두 16개다. 푸둥신구·징안구·창닝구·민항구·쉬후이구 등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 지역에 있는 구들은 아직 한 곳도 여기 해당하지 못했다.
구 부비서장은 '사회면 코로나 제로'를 달성한 구역에서도 '인원 제한, 이동 구역 제한, 활동 제한' 원칙을 바탕으로 서서히 봉쇄를 풀겠다고 강조했다.
도시 정상화의 첫 단계인 버스·전철 등 대중교통 수단 재개 계획도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강도는 조금씩 완화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봉쇄 질서가 유지되고 있어 경제 정상화도 더디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상하이시 발표에 따르면 1차 조업 재개 리스트에 포함돼 당국의 전적인 지원을 받는 기업들조차 아직 20%는 가동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또 조업을 재개한 기업들의 가동률도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고는 낮은 수준이다.
현지 기업 동향에 밝은 한 소식통은 "물류 상황 등이 전반적으로 이전보다는 개선되는 흐름이기는 하지만, 아직 조업이 재개된 기업들의 가동률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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