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로 머리 위까지 막힌 픽업트럭 짐칸에 7명씩…탈진 직전
밀입국자 짐칸 가득 픽업트럭 검문 피해 도망치다 뒤집히기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돈을 벌기 위해 태국으로 밀입국하는 미얀마인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군경의 눈을 피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도 동원되고 있다.
29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군경은 지난 27일 북부 딱주 폽프라 지역에서 밀입국 미얀마인 14명과 이들을 차에 태워 옮기던 태국인 3명을 검거했다.
군경은 저녁 시간 국경 인근에서 짐을 싣고 가던 픽업트럭 두 대에 대해 검문 검색을 했다.
차량이딱주 번호판이 아닌데다, 운전석에 동승한 여성의 표정이 수상해 보여 군경은 차량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군경이 짐칸의 방수포를 걷자 배추를 담은 비닐봉지가 층층이 사람 키보다 높게 쌓여있었다.
군경이 맨 윗부분의 배추 봉지 더미를 치우자 그 아래에 좁은 공간에 남성 5명과 여성 2명이 숨어있는 것이 드러났다.
사방은 물론 철제 구조물이 설치된 머리 위까지 배추 봉지가 막고 있었던데다, 그 위에 방수포까지 덮여있어 이들 모두는 땀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두 번째 픽업트럭에서도 똑같이 짐칸에 실린 배추 비닐봉지 더미 아래에 남성 1명과 여성 6명이 거의 탈진한 상태로 숨어있다가 군경에 의해 발견됐다.
이들은 밀입국하려던 미얀마인들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아버지와 아들인 두 픽업트럭 운전사는 미얀마인들을 폽프라 시내로 데려다주는 대가로 각각 6천밧(약 22만원)을 받기로 했으며, 시내에서는 다른 이가 미얀마인들을 방콕으로 데려가기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미얀마인들은 밀입국 브로커들에게 각각 3만 밧(약 11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 21일 새벽에도 북부 치앙라이주 매사이 지역에서 밀입국 미얀마인 30여명을 짐칸에 태우고 달리던 픽업트럭이 군경 검문에 걸리자 달아나다가 트럭이 뒤집어져 미얀마인들이 도로에 내팽개쳐지는 아찔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태국과 미얀마와 10개주, 2천400㎞에 걸쳐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 곳곳에 강이나 숲이 있다.
보수가 더 나은 태국에서 일하고 싶은 미얀마인들이 밀입국 조직에 돈을 주고 이런 '구멍'들을 이용해서 몰래 국경을 넘는 경우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1월에는 밀입국 범죄에 경찰도 가담하거나 연루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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