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명 록밴드 콘서트장 걸린 푸틴 지지 'Z' 배너에 공연 취소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 유명 록밴드가 무대 주변에 우크라이나 사태 지지를 의미하는 알파벳 'Z'가 사용된 배너가 걸렸다는 이유로 공연을 취소했다고 29일(현지시간) 타스통신과 현지 매체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옴스크주 레드 스타 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록그룹 '비-2'(Би-2)의 공연이 행사 시작 15분 전 돌연 취소됐다.
비-2 측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알파벳 Z를 사용한 문구를 적은 배너가 무대 주변에 걸려있자 이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Z 기호는 러시아군 전차와 트럭 등 장비에 그려진 표식으로 현재 러시아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향한 충성을 나타내거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지하는 상징으로 쓰인다.
비-2 측은 "우리는 전날 도착해 음향을 체크하는 등 콘서트 준비를 했지만, 공연을 취소해야 했다"며 "관객들에게 환불 조치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반 콜레스니크 옴스크주 문화·스포츠 차관은 "그룹은 애국적인 내용을 담은 배너가 걸려있다는 이유로 공연을 취소했다"며 "비-2 측과 온종일 협상하고 다양한 옵션을 제시했지만 타협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폭넓은 인기를 자랑하는 비-2는 1988년에 결성됐다. 지금까지 10장의 앨범을 발표했으며, 월드 뮤직 어워드를 비롯한 다수의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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