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中 소유 구리광산서 시위하던 원주민들 강제 해산
세계 구리 생산량 2% 차지하는 광산, 시위로 조업 중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페루 경찰이 중국 업체가 소요한 세계적인 구리 광산에서 보름 가까이 시위하던 원주민들을 강제로 해산했다.
28일(현지시간) 페루 언론들에 따르면 경찰은 남부 라스밤바스 구리 광산에서 천막 시위를 이어가던 원주민들에 대해 전날부터 최루가스를 동원한 해산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거세게 충돌해 3명이 다치고, 11명이 연행됐다.
라스밤바스 광산은 중국 업체 MMG가 소유한 것으로,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2%를 차지하는 대규모 광산이다. 페루는 세계 2위의 구리 생산국이다.
라스밤바스 광산은 2016년 운영 시작 전부터 지역사회와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원주민들은 광산 측이 부지 매매 계약 내용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으며, 광산 수익이 지역사회에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
광산 주변에서의 봉쇄 시위 등이 여러 차례 이어지면서 조업 중단도 잇따랐다.
푸에라밤바족 원주민 등은 지난 14일 광산으로 진입해 조상의 땅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며 천막 시위를 시작했고, 라스밤바스 광산은 지난 20일부터 또다시 멈췄다.
페루의 또 다른 구리 광산들도 비슷한 시위로 조업을 중단하면서 지난 20일 기준 페루 전체 구리 생산의 20%가 중단되기도 했다.
시위대 해산 후 조업이 재개되면 생산량도 곧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위대 강제 해산은 광산업체와 지역사회의 갈등 등에 대처하는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정권의 태도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AP·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원주민과 농촌 주민 등으로부터 주로 지지를 받으며 지난해 취임한 좌파 카스티요 대통령은 그동안 시위대에 대한 무력 사용을 자제해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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