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세계은행서 6억불 지원 받는다"…인도·중국과도 협상
"의약품 확보 등에 사용"…IMF 지원까지 '다소 숨통'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한 스리랑카가 세계은행(WB)으로부터 6억달러(약 7천600억원)를 긴급 지원받는다.
이번 지원은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이 본격적으로 도입될 때까지 스리랑카 경제에 다소나마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스리랑카 대통령실 미디어국은 26일 오후(현지시간) "세계은행이 (스리랑카의) 경제위기 대응을 돕기 위해 6억달러를 재정 지원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디어국은 이 가운데 4억달러(약 5천100억원)는 첫 단계로 조만간 지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국은 지원금은 의약품, 식품, 연료 확보 등에 사용될 것이라며 "세계은행은 스리랑카가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스리랑카는 지난주부터 IMF와 구제금융 지원 협상도 개시했다. 스리랑카는 이번 협상을 통해 40억달러(약 5조1천억원) 가량의 구제금융을 받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MF 구제금융 지원이 본격화하려면 여러 달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경제를 지탱할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백방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우선 인도로부터는 최근 이미 25억달러(약 3조2천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았으며 추가로 15억달러(약 1조9천억원)가량을 더 받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도 약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빌리기 위해 본격 협상 중이다.
또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카타르,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도 접촉 중이다.
아울러 스리랑카 정부는 한 푼의 외화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해 10년짜리 장기 비자 프로그램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 이상을 예치한 외국인에게 10년간 스리랑카에서 거주·취업을 허용한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스리랑카 경제는 지난 몇 년 동안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하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여기에 지나친 감세와 과도한 자국 화폐 발행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 수렁으로 빠졌다.
외화가 부족해지면서 석유, 의약품, 종이, 식품 등 생필품난이 이어졌다. 물가가 연일 급등하는 등 민생은 파탄 상황으로 몰렸고 곳곳에서는 반정부 시위도 발생했다.
결국 정부는 이달 초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까지 510억달러(약 64조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까지 선언한 상태다.
스리랑카의 외화 보유고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19억3천만달러(약 2조4천억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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