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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경기 부양 위해 인프라 확대 카드 꺼내…민자 참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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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경기 부양 위해 인프라 확대 카드 꺼내…민자 참여 요구
재정 투입 확대는 한계…'다륜구동'론 꺼내 민간자본 투자 요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큰 위기에 처하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전통적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인프라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만한 대규모 공공 재원을 추가로 마련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당국은 '다륜구동' 개념을 새로 제시하며 민간 자본의 인프라 투자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27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는 전날 시 주석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전면적인 인프라 건설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새로운 인프라 건설을 가속하는 한편 기존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 주석, 리커창 총리, 왕후닝·한정 상무위원 등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항만, 공항, 도시철도, 스마트 도로, 스마트 전력망, 친환경 에너지 생산 기지, 송유관·가스관, 슈퍼컴퓨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플랫폼, 광대역 네트워크, 도농 물류 콜드체인, 공공보건 위기 대응 시설, 수리 시설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인프라 시설을 열거했다.
중국공산당의 부문별 최고위 태스크포스(TF) 중 하나인 중앙재경위는 경제 문제를 담당하며 시 주석이 직접 책임자인 조장을 맡고 있다.
명시적 언급은 없었지만 최고 지도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명백히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중국은 코로나19 충격 완화를 위해 지난 25일 지급준비율을 0.25%포인트 인하해 시중에 100조원대 장기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 간 통화정책 탈동조화(디커플링)로 중국이 금리와 지준율을 추가로 내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최고 지도부가 위기 극복의 핵심 방안으로 공공 투자 확대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중앙재경위는 "재정 투입을 늘려 국가 중대 인프라 건설 자금 수요를 더욱 잘 보장하라"고 요구했지만 현실적으로 재정 투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중국의 올해 예산안은 이미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 확정됐다. 대형 인프라 시설에 주로 투입되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특수목적 채권 발행 한도액은 작년 수준인 3조6천500억위안(약 700조원)으로 배정된 상태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충격에 대응하느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 운용도 전반적으로 쉽지 않은 상태다.
대규모 코로나19 검사, 격리시설 건설과 운영 등에 자금이 투입되는 데다 코로나19 피해 기업과 자영업자 지원 등 민생 안정에 들어갈 예산도 급증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코로나 확산에 따른 민생 악화로 더욱 많은 재정을 민생 안정에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정부의 인프라 투자 여력이 제한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진이 궈하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전국 재정 데이터에서 2020년 팬데믹 이후 정부의 공공 재정 중 민생 지출 증가 속도가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일반 예산에서 인프라 분야 투입 자금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지난 2년간 (일반 예산과 별도인) 특수목적 채권 발행 규모가 작지 않음에도 인프라 투자 증가 속도가 큰 폭으로 증가하지 못하는 중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 지도부는 민간 자본의 역할을 요구하고 나섰다.
재경위는 "다륜구동 방식을 채택해 정부와 시장, 중앙과 지방, 국유자본과 민간자본이 여러 방면에서 인프라 건설을 해야 한다"면서 '다륜구동' 개념을 앞세웠다.
구체적으로 재경위는 재정 투입을 늘려나가는 한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장기 자금 조달 통로를 넓혀야 한다면서 정부와 민간자본의 합작 모델을 발전시켜 더 많은 민간 자본이 공공 인프라 투자·운영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투자 여력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중국은 최근 빅테크를 비롯한 민간에 국가가 필요로 하는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요구하는 추세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에는 알리바바 등 대형 인터넷 기업들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블록체인, 운영체계, 반도체 칩 등 첨단 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는데 이들 분야는 미·중 신냉전의 최전선으로 부상한 가운데 중국이 국가 전체의 역량을 총동원해 발전시키려는 대표 분야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그 직후 중국 D램 제조사인 창신메모리(CXMT)에 1조원대 자금을 투자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 지원에 나서 정부의 요구에 화답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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