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미국이 6월 미주정상회의에서 우리 배제하려 해"
쿠바, 지난 두 차례 회의 참석…올해 회의는 LA서 열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이 오는 6월 열리는 미주정상회의에 쿠바를 빼놓으려 한다고 쿠바 측이 주장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 정부가 제9차 미주정상회의에서 쿠바를 배제하기 위해 미주 국가들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 소식통을 통해 듣게 됐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쿠바는 정상회의 준비와 실무그룹에서 이미 배제됐다"며 쿠바나 다른 나라를 빼놓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향해 "쿠바 초청 여부를 정직하게 말해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미주 대륙 35개국 정상이 모이는 미주정상회의는 지난 1994년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장소를 바꿔가며 4년 주기로 열리고 있다.
쿠바는 1959년 공산혁명 이후 미주기구(OAS)에서 한동안 추방돼 미주정상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가 미국과 쿠바의 해빙 분위기 속에 열린 2015년 제7차 회의에 처음 초대됐다.
당시 파나마에서 열린 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만나 화기애애하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2018년 페루에서 열린 8차 회의에도 쿠바는 연속으로 참석했으나 정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불참을 선언해 김빠진 행사가 됐다.
이번 제9차 회의는 오는 6월 6∼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미 국무부 대변인은 쿠바 초청 여부에 대해 "현재 (어떤 정상에게도) 백악관의 초청장이 발송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전 정권에서 다시 관계가 경색됐던 미국과 쿠바는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이민 문제를 놓고 차관급 회담을 열기도 했다. 조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양국간 최고위급 회동이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이날 "양국은 막 이민 관련 공식 대화를 했고, 이는 분명히 (양국 관계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쿠바의 회의 참석을 막는 것이 "역설적"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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