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엘살바도르 '갱단과의 전쟁'…비상사태 연장 추진
지난달 27일 비상사태 선포 이후 갱단원 1만6천여 명 체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갱단 범죄 급증에 맞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던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상사태 기간 연장에 나섰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국회에 비상사태 30일 연장을 요청하기 위해 내각회의를 소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당이 다수인 엘살바도르 국회는 지난달 27일 부켈레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3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지난달 26일 하루 62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이에 맞서 '갱단과의 전쟁'을 벌이기 위한 것으로, 비상사태 이후 경찰력이 강화돼 영장 없는 체포가 가능해졌고, 시민들의 집회 자유 등도 일정 부분 제한됐다.
그 이후 지난 한 달 가까이 엘살바도르 경찰은 1만6천 명이 넘는 '갱단 조직원'을 무더기로 잡아들였다.
엘살바도르는 악명높은 '마라 살바트루차'(MS-13)와 '바리오 18'을 비롯한 갱단들이 활개를 쳐 한때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살인 건수가 가장 많은 나라였다.
전체 갱단 조직원이 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최근 대규모 체포 이후 조직원 3만2천 명가량이 현재 수감된 상태라고 당국은 밝혔다.
신규 수감자가 늘어난 데다 갱단 가담자에 대한 형량도 대폭 상향돼 교정시설이 포화상태가 되자 국회는 최근 교도소 신규 건립을 결정하기도 했다.
부켈레 정부가 비상사태를 명목으로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제한하는 데 대해 유엔인권이사회를 비롯한 엘살바도르 안팎의 인권단체들은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통령이 범죄 감소 성과를 위해 갱단과 뒷거래를 했으며, 갱단 조직원이 아님에도 실적을 위해 무리하게 체포된 민간인들이 섞여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러한 의혹과 비판들에도 부켈레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여전히 높다.
지난 22일 CID 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갱단에 맞선 엘살바도르 정부의 조치들에 대해 국민의 78%가 '매우', 13%가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답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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