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데이터법 시행시 국내 IT기업도 영업비밀 유출 대비해야"
산업부 토론회…'산업 데이터 계약 가이드라인' 제정상황 점검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유럽연합(EU)의 데이터법(Data Act)이 시행되면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도 EU 역내에서 생산된 산업 데이터를 공유해야 해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산업 데이터 계약 가이드라인 토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해외입법 동향을 논의했다.
앞서 EU는 사물인터넷(IoT)으로 수집되는 데이터의 법적 소유권이 불분명하다는 판단에 따라 제조사의 데이터 독점을 방지하고 역내 데이터 공유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 2월 데이터법 초안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 IoT 제품 사용자를 데이터 생산 기여 주체로 설정하고 사용자의 데이터 접근성 보장 ▲ 대기업 IoT 수집 데이터를 중소기업에 제공 ▲ 국가 비상사태시 기업은 정부에 데이터 무상 제공 의무 부여 등이다.
법안 초안은 향후 EU 회원국과 유럽의회 승인을 받은 뒤 수년 내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 법안에 따를 경우 EU에 수출하는 국내 IoT 제조기업도 EU 역내에서 생산된 산업 데이터의 공유를 요청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기업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자동차, 가전 등을 제조·판매·사용하는 과정에서 수집되는 데이터의 이용 권한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대기업-중소기업 간 데이터 공유 방안, 불합리한 거래 관행 사례 및 개선 방안 등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내 '산업 데이터 계약 가이드라인' 제정 상황에 대한 중간점검도 이뤄졌다.
산업부는 오는 7월 산업디지털전환촉진법 시행에 앞서 기업들의 산업 데이터 거래·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전문가 워킹그룹을 구성해 이익 배분 방식 등 실무지침을 규정한 계약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가이드라인 초안에 따르면 산업 데이터 생성·활용에 관한 용어 정의, 사용·수익권 귀속 원칙 등 전반적인 사항은 산업부 가이드라인을 적용받는다.
다만 산업 데이터에 포함된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 지식재산권은 저작권·부정경쟁방지법 등 다른 관계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가이드라인은 산업 데이터 생성 원가, 구매수요, 시장유형(완전경쟁·과점·독점) 등을 고려한 데이터의 가치 평가 방법 및 대가 제공방식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산업 데이터 계약의 유형을 제공형, 창출형, 플랫폼형 등 세 가지로 분류했으며 이용 권한, 이익 배분, 영업비밀 등 유형별 쟁점 사항도 명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민간 및 관계부처를 대상으로 한 공개 의견수렴 절차 등을 거쳐 하반기에 가이드라인 제정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제정 이후에도 국내외 환경변화, 기술발전 등을 고려해 계속 업데이트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산업 디지털 전환 협업지원센터 홈페이지(www.idx.or.kr)에서 온라인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가이드라인 내용도 진행 과정에 따라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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