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IT기업, 잘못된 정보확산으로 민주주의 훼손…규제필요"
스탠퍼드대 연설…"SNS 조작정보로 사람 죽는데 기업은 알고리즘 공개안해"
오마바 부부 기업, '거짓정보 온상' 비판받은 스포티파이와 계약 종료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제공하는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잘못된 정보를 유통해 민주주의를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국민을 심각하게 분열시키는 온라인상 거짓말을 차단하기 위해 IT기업들이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하고, IT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이 더 투명하게 되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IT기업이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잘못된 정보를 확산하면서 국민을 분열시키는 데 일조했다면서 "의도 여부와 무관하게 IT기업의 세세한 결정이 민주주의를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세계 각지의 독재자 출현 등을 예로 언급했다. 온라인상에서 사용자와 정보가 양극화되면서 생긴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대중적 회의가 만든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SNS의 알고리즘 문제와 관련, "SNS에서의 조작된 정보 때문에 사람들이 죽기도 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는데 기업들은 서비스에서 정보를 확산시키는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고리즘이 진화하면서 가끔은 알고리즘을 만든 사람들도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기술로 정보 조작이 더 정교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면서 "어떤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런 기술이 선거와 사법제도, 민주주의, 사회질서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퇴임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중 연설은 이례적이다. 재임 시 명연설로 유명했으나 대선 때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 것 외에는 '로우키'를 유지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는 대신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왔다.
이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설에 나선 것은 사안의 심각성 때문이다. 그는 최근 SNS상에서의 잘못된 정보나 조작된 정보, 가짜뉴스 등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부각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와 관련,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재직시 내가 조작된 정보의 목표물이 되기도 했음에도 우리 사회가 거짓말과 음모이론에 얼마나 취약한지 자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에 입각한 유용한 정보 옆으로 거짓말과 음모이론, 사이비 과학, 돌팔이 의학 정보, 인종차별과 여성혐오 콘텐츠가 같이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설립한 '하이어 그라운드 오디오'는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와 추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앞서 하이어 그라운드 오디오는 2019년 6월 팟캐스트 시리즈 제작을 조건으로 스포티파이와 3년 동안 1억 달러(약 1천200억원)를 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스포티파이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에 관한 가짜뉴스 확산의 온상으로 지목된 가운데 오바마 부부와 스포티파이간 제작 방향에 대한 이견이 생기면서 결별 수순을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어 그라운드 오디오는 제작 콘텐츠를 여러 업체를 통해 동시에 공급하기 위해 아마존 오디블이나 아이허브미디어 등과 계약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수주 내 이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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