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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러, 극우세력 배후지원하며 유럽 분열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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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러, 극우세력 배후지원하며 유럽 분열 조장"
슬로바키아서 스파이 덜미…"무일푼이면서도 극우정당에 기부금"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유럽 내 극우 세력의 대두에 편승해 러시아가 동유럽에서 반(反)서방·친러 이데올로기를 퍼뜨리며 분열을 조장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정황이 드러났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국가인 슬로바키아 안보당국은 지난달 초 자국에서 활동하던 러시아 군정보기관 요원이 현지인 스파이와 접선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을 일반에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주슬로바키아 러시아 대사관 소속 외교관으로 위장한 러시아 요원은 슬로바키아 극우매체 흘라브네 스프라비의 기고인 겸 번역가로 활동해 온 50대 남성 보후스 가르바르에게 현금으로 1천 유로(약 133만원)을 건넸다.
이어 "모스크바에 당신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면서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와의 협력을 원하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물색할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가르바르는 스파이 행위와 뇌물수수 등 혐의로 체포돼 재판에 부쳐졌고, 러시아 요원은 이달 슬로바키아에 주재하던 다른 '외교관'들과 함께 본국으로 추방됐다.
최근 수년간 러시아 스파이들의 활동이 갈수록 과감해지고 있다고 경고해 온 유럽 정보당국은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자국에서 암약하는 러시아 스파이 네트워크를 색출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옛 소련의 지배를 받았던 동유럽 국가들은 극우세력을 매개로 반서방, 친러 정서를 키우려는 러시아 스파이들의 활동에 상당한 경각심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조사결과 가르바르는 평생 고정적인 직장을 가진 적이 없고 특별한 소득이 없는데도 2016년 네오나치 계열의 극우정당을 이끄는 현지 정치인 마리안 코틀레바에게 1만 유로(약 1천300만원)를 기부했고, 2018년에도 코틀레바와 협력 관계인 친러 정당에 4천500유로(약 600만원)를 기부했다.
코틀레바는 2013년 반스카비스트리차 주지사에 당선됐을 당시 사무실 밖에 '양키 고 홈! 스톱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란 플래카드를 붙인 인물이다. 그는 2016년에는 "슬라브족의 유대에 근거해 러시아와의 전쟁에 반대한다"는 선거 구호를 내걸기도 했다.
가르바르는 흘라브네 스프라비에선 무급으로 일하면서 여러 글을 썼다.
이 매체는 가르바르가 중국과 관련한 일부 글을 기고한 외엔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슬로바키아 당국자들은 그가 "훨씬 많은 일에 관여하면서 '러시아 선전물의 고전적 서사'를 퍼뜨렸다"고 반박했다.
유럽 내 극우세력의 입김이 커지는데 힘입어 급격히 세를 불려온 흘라브네 스프라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추진된 미국과 슬로바키아의 안보협약 체결을 극렬히 반대했고, 최근 당국이 웹사이트를 폐쇄한 뒤에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니엘 밀로 슬로바키아 내무부 가짜뉴스 감시·대응 담당 국장은 "이건 러시아가 어떻게 활동하는지 명백히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고,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가르바르'들이 활동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럽 정보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한 러시아 정보당국의 활동이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기점으로 급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NYT는 슬로바키아의 경우 친서방 정부가 들어서 있지만, 러시아에 호의적인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가르바르 등을 통한 러시아의 선전·선동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현지 싱크탱크 글로브섹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인접국인 폴란드(12%)와 리투아니아(13%)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라고 NYT는 전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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