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귀향 보고 안 했다" 中 고교생 제적했다 여론 뭇매
논란 확산하자 철회, 관영매체도 비판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헤이룽장성의 한 고등학교가 아버지의 귀향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생을 제적 처분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자 철회했다.
지난 19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헤이룽장성 쑤이화 교육국의 직인이 찍힌 '학생 제적 통보'가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지난 11일 작성된 이 통보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쑤이화 제2고등학교의 한 학생을 제적 처분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학생의 아버지가 외지에서 돌아온 뒤 학교 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아들 학급의 학생들과 교사, 거주지 주민들이 격리 조치된 데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다.
이 통보는 중국 소셜미디어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주목받았고, 당국의 조치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쑤이화 시장은 19일 "교육 당국이 방역 정책을 잘못 이해해 부당한 결정을 내렸다"며 "비판 교육만 하고, 제적 처분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중앙(CC)TV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이니 응당한 처분을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학생 제적 처분은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버지의 잘못을 문제 삼아 학생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처벌을 내린 학교나 이를 제대로 판단하지 않고 승인한 교육 당국 모두 용납할 수 없다"며 "징벌은 목적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매체들의 강도 높은 비판은 지방도시들의 과도한 방역 관행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중앙 정부가 '제로 코로나' 고수 방침을 거듭 밝히자 곳곳에서 고속도로를 전면 봉쇄해 물자 공급이 차질을 빚었고, 의료시설 운영이 중단돼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헤이룽장에서는 최근 하루 100명 안팎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며 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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