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로힝야 난민촌 출산 급증에 '골머리'…산아제한 캠페인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 난민캠프에서 매일 평균 95명의 신생아가 태어나자 당국이 산아제한 캠페인 강화에 나섰다.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약 75만명은 2017년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신, 기존 로힝야 난민이 주로 살던 콕스바자르 캠프에 정착했다.

20일 다카트리뷴과 EFE통신에 따르면 아사두자만 칸 방글라데시 내무장관은 "지난 5년간 로힝야족 캠프의 출산율이 놀랍다"며 "매년 3만5천명, 하루 평균 95명이 태어났다"고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콕스바자르 난민캠프의 인구는 현재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난민캠프의 인구 1천명당 출산율은 35명으로, 방글라데시의 인구 1천명당 출산율 17.8명의 두 배에 이른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콕스바자르 난민캠프 인구의 16.5%가 5세 이하 어린이라고 추산했다.
이처럼 난민캠프의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이슬람계 로힝야족 난민들이 피임에 거부감을 느끼거나 가족 계획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로힝야족 공동체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아미르 아흐멧(29)은 "최근까지 가족 계획이 무엇인지 몰랐고, 피임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EFE통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이미 다섯 자녀를 뒀기에 더 많은 아이를 계획하지는 않는다며 이제부터 피임에 관심을 가지고 주변에도 알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로힝야족 난민캠프에 무료 피임약 배포와 피임기구 시술을 확대하고, 피임에 대한 인식 높이기에 나서는 등 산아제한 캠페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콕스바자르 가족 계획 담당자는 그동안 난민들에게 수천 개의 콘돔과 피임약을 무료 배포했고, 수백 명에게 피임기구를 시술했으나 정치적 민감성 때문에 정관수술 등 영구 피임법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칸 내무 장관은 로힝야족 난민 가족 구성원 나이에 따라 식량 배급량을 달리 달라고 유엔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유·아동 난민에게도 성인과 같은 양의 식량을 배급하는 바람에 난민들이 아이를 더 낳는 경향이 있다고 방글라데시 정부는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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