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계정공유 추가과금 추진…광고 있는 싼 요금제도 계획(종합)
헤이스팅스 CEO "광고 포함한 저렴한 서비스 매우 타당"
콘텐츠 지출 증가율 낮추기로…한국 드라마 제작사 주가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김윤구 기자 =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전 세계 1억 가구 이상으로 추정되는 공유 계정에 대해 추가 과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미 CNBC 방송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또한 광고가 들어간 저렴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조치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가입자가 감소한 데 따른 대응이다.
넷플릭스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분기 서한에서 가입자 성장기에는 계정 비밀번호 공유를 묵인해 왔지만,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가 감소하는 등 상황이 변했다면서 공유 계정 상대로 과금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넷플릭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3천만 가구가 계정 공유를 통해 콘텐츠에 접근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1억이 넘는 가구가 다른 유료 회원의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그간 같은 가구에서 동거하지 않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는 행위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실험해 왔다면서 이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르면 내년부터 공유 계정에 대해 과금을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넷플릭스는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에서 추가 요금을 내면 동거하지 않는 계정 공유자를 최대 2명까지 추가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추가 요금은 칠레 2.97달러, 코스타리카 2.99달러, 페루 2.11달러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고객 친화적인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왔는데, 계정 공유에 관대한 입장을 보인 것도 이런 이미지를 만드는데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미 가구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OTT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 성장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라고 넷플릭스는 설명했다.
이날 리드 헤이스팅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광고가 포함된 저가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오랫동안 광고 포함 서비스 요구를 일축해온 넷플릭스가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광고 버전 서비스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요금을 적게 내면서 광고를 참을 의사가 있는 고객들에게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은 매우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넷플릭스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복잡한 광고를 싫어하고 구독의 단순성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 것"이라면서 하지만 자신은 소비자 선택권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넷플릭스가 광고 포함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1∼2년간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플러스와 HBO맥스 등 넷플릭스의 라이벌 OTT 광고 포함 저가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거나 도입할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콘퍼런스콜에서 영화와 드라마 등에 거액을 계속 투자할 것이라면서도 이익률을 지키기 위해 콘텐츠 지출 증가세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일 국내 증시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을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은 장중 한때 6.28%까지 떨어졌다가 1.95% 하락 마감했다. 'D.P.'의 제이콘텐트리[036420]도 3.53% 내렸다.
이날 넷플릭스는 1분기 말 기준 세계 유료 회원이 2억2천160만명으로 전분기보다 20만명 줄어 2011년 이후 첫 가입자 감소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넷플릭스는 유료 회원 250만명 증가를 예상했고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270만명 증가를 전망치로 제시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넷플릭스가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함에 따라 러시아 내 가입자 70만명이 사라졌다.
넷플릭스는 2분기에도 가입자가 줄어 감소 폭이 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오징어 게임'의 대히트 덕분에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가입자가 늘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시아 가입자는 3천370만명으로 109만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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