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단 한 번…프랑스 대선 후보 TV 토론에 쏠리는 이목
마크롱-르펜, 5년 만에 재대결…2017년엔 마크롱이 '완승'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차기 대통령 선출을 나흘 앞둔 20일(현지시간) 연임에 도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이에 맞서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TV 토론을 한다.
중도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과 극우 성향의 르펜 후보는 이날 오후 9시 TF1, 프랑스 2, BFM TV 방송 등이 생중계하는 토론에서 대통령 후보로서 5년 만에 다시 한번 얼굴을 마주한다.
TV 토론이 끝나고 나면 각종 여론조사기관은 두 후보 중 누가 더 설득력이 있었는지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하고, 토론에서 누가 승리했는지를 가늠할 척도를 제공한다.
최근 여론조사는 마크롱 대통령이 10%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르펜 후보를 이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격차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기에 두 후보 모두 이번 토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10일 1차 투표에서 각각 27.85%, 23.15% 득표율로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한 채 1, 2위에 오른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에게는 이번 토론이 자신을 뽑지 않은 유권자를 설득할 소중한 기회다.
2017년 대선 결선을 앞두고 수많은 유권자가 지켜본 TV 토론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완전히 밀렸다는 평가를 받은 르펜 후보는 결선에서 66.10%대 33.90%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2012년, 2017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면서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결선에 진출한 르펜 후보가 5년 사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프랑스 대선 결선에 진출한 후보끼리 TV 생중계로 토론하는 관행은 1974년 프랑수아 미테랑 좌파 사회당(PS) 후보와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우파 프랑스민주동맹(UDF) 후보가 맞붙었을 때 시작됐다.
대선 후보가 TV 토론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지만, 그간 결선행 티켓을 거머쥔 후보 대부분이 토론에 응하면서 TV 토론은 대선을 앞두고 치르는 일종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르펜 후보의 아버지이자 원조 극우의 아이콘인 장마리 르펜 국민전선(FN)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 2002년에는 재선에 도전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극우의 시각을 알리는 무대에 동참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다.
이번 결선에서는 르펜 후보와 득표율이 1.2%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 등 낙선한 후보들에게 한 표를 던진 유권자를 흡수하는 게 관건이다.
1차 투표에서 멜랑숑 후보자를 선택한 유권자가 이념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르펜 후보를 뽑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크롱 대통령을 뽑으리란 보장도 없다.
멜랑숑 후보는 1차 투표 결과가 나오고 나서 지지자들에게 르펜 후보에게 단 한 표도 내어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을 뽑으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 영향을 반영하듯 LFI가 지난 17일 멜랑숑 후보를 뽑은 유권자 21만5천2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결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뽑겠다는 응답은 33.40%에 불과했다.
투표장에 가기는 가되 백지 표를 내거나 무효표를 내겠다는 응답이 37.65%로 가장 많았고,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고 기권하겠다는 응답도 28.96%를 차지했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결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55.0%의 득표율로 45.0%를 확보한 르펜 후보를 누른다고 예측했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입소스와 소프라 스테리아는 마크롱 대통령이 56.5%, 르펜 후보가 43.5%의 득표율을 기록한다고 예측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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