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인수시도에 '페북식 1인통제 SNS 될라' 우려 확산
트위터 콘텐츠 관리 후퇴 우려…일각서 美의회 인터넷 규제 필요성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시도를 놓고 소셜미디어가 한 사람의 통제에 놓이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 휘하의 페이스북이 온갖 가짜 뉴스와 혐오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채널이 됐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처럼 트위터도 이런 수단으로 전락할 소지가 작지 않다는 것이다.
쇼샤나 주보프 하버드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한 기업이 막대한 권력을 가지게 하는 것은 이미 나쁜 일이며, 게다가 그 권력을 한 사람에게 집중시키는 것은 민주주의에 맞지 않는다고 WP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메타(구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CEO가 이런 점을 잘 보여주며,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이런 일이 또 일어날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그는 "내부나 외부의 견제와 균형이 전혀 없다"면서 머스크도 저커버그처럼 막대한 이용자 데이터로 이용자를 조종할 능력을 보유하고, 기존에 없던 이런 힘으로 개인과 집단의 행동에 개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기업은 이용자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고 이용자들이 자사 사이트에 머무르는 시간을 최대로 늘리려 하지만, 이들 플랫폼은 중립적이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플랫폼이 이용자들의 접속 시간을 늘리는 과정에서 이들의 신념과 실제 행동까지도 변화시키며 현실 세계의 시위 참여에 나서도록 독려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천상의 키보드' 앞에 앉은 저커버그는 매일, 매시간 사람들이 더 화낼지, 덜 화낼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는 적어도 이사회가 있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감독을 받지만, 머스크가 자신의 계획대로 트위터를 인수해 비상장회사로 바꾸면 이조차 사라지게 된다.
전직 관리들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제하면 미국 정책 결정자들은 소셜미디어 기업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강한 압력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의 반독점 집행을 이끌었던 빌 베어 전 법무부 반독점국 차관보는 예측하기 어려운 한 사람이 중요한 소통 플랫폼에서 "거의 독점적인 통제"를 행사하는 것은 정책 결정자들의 우려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제안으로 의회가 인터넷 규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필요성이 한층 부각됐다고 전직 민주당 정부 관리와 반독점 옹호론자들은 전했다.
톰 휠러 전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정보기술(IT) 산업을 감독할 새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자프런티어재단의 에바 갤퍼린은 "그 누구라도 한 사람이 트위터 정책을 완전히 통제하면 인권과 개인 안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머스크가 콘텐츠 관리에 비판적인 점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 '절대론자'라고 자칭한 바 있다.
민권 운동가들은 콘텐츠 관리가 후퇴하면 여성, 소수인종 등 소수자들에게 더 큰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렉스 스타모스 페이스북 전 최고보안책임자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현실과 동떨어진 자유로운 표현의 광장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콘텐츠 관리가 없다면 어떤 의견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익명의 이용자로부터 모욕이나 살해나 성폭행 위협 등을 받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하려면 기본적 규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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