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프랑스 파리 테러범 "희생자들에게 사과…용서해달라"
법원 마지막 심문에서 진술…"나를 적당히 미워해 주길 바라"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2015년 11월 13일 프랑스 파리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든 테러범이 15일(현지시간) 희생자들에게 사과하고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바타클랑 극장,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등에서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쇄 테러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살라 압데슬람(32)은 파리 법원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AFP 통신, 프랑스 텔레비지옹 등이 보도했다.
심문 마지막 날 떨리는 목소리로 "모든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고 사죄하고 싶다"고 밝힌 압데슬람은 "여전히 나를 증오한다는 것을 알지만 적당히 미워해 주길 바란다"며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압데슬람은 "나의 사과가 당신을 치유하지 못하리란 걸 안다"면서도 "이것이 당신에게 도움이 된다면, 희생자 중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됐다"고 부연했다
사건 당일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압데슬람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하며 "나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고, 나도 죽지 않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11월 13일에 발생한 이 이야기는 희생자들의 피로 쓰였다"며 "이것은 그들의 이야기이고 나는 그 일부이다. 그들은 나와 연결돼 있고 나 역시 그들에게 연결돼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시작한 재판 내내 말을 아껴왔던 압데슬람은 전날 테러 당일 정황을 털어놓으면서 사람이 많은 카페에서 폭탄을 터뜨리려다가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꿨다고 진술했다.
압데슬람은 테러를 계획한 일당에 폭탄을 설치한 조끼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나 그것은 거짓말이었고, 스스로 폭탄을 터뜨리지 않겠다고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압데슬람은 파리 18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자폭하려고 했으나, 이를 터뜨리지 않고 폭탄이 설치된 조끼를 버리고 달아났다가 2016년 3월 자신의 고향인 벨기에에서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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