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전염병 전문가 '제로 코로나 변경' 공개 촉구
"코로나 사망 1명인데 일반환자 사망 늘어…방역 정책 빨리 조정해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상하이에서 코로나19를 통제하기 위한 봉쇄 탓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일반 환자들의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바꿔 감염자의 자택 격리를 허용해야 한다는 현지 의료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감염병 전문가의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온 점에서 시선을 끈다.
상하이 군(軍)병원인 창정병원의 부원장을 지낸 무샤오후이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일반 환자들의 피해가 오미크론의 피해를 훨씬 초과했다"며 당국이 과학적인 접근을 할 것을 촉구했다고 홍콩 명보가 15일 보도했다.
그는 특히 중국질병통제센터 감염병 수석 전문가 우준유와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코로나19 대응 전문가팀 수장인 량완녠 칭화대 교수를 향해 14억 인구를 잘못된 길로 이끌지 말라면서 현재 상하이에서 발생하는 비(非)전염병 환자의 사망에 주목하고 코로나19 감염자의 자택 격리를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자신이 42년 경력의 충성스러운 공산당원이자 전염병 전문가라면서 최근 상하이에서 봉쇄 속에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죽는 일반 환자들이 늘어나 매일매일 불안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푸둥 지구는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잠복기인 14일을 넘는 기간 봉쇄가 이어지고 있고 푸시 지구의 봉쇄도 그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발견된 감염자는 17만명이지만 사망자는 단 1명만 보고됐다고 전했다.
반면, 그 사이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닌 일반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당국은 이에 대해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은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분석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방역 정책을 가능한 한 빨리 조정해야 하지 않나? 왜 지도부와 매체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탕핑'(?平)이라고 하나?"라고 지적했다.
탕핑은 몸과 마음이 지쳐버리면서 아예 더는 노력하지 않는 태도를 뜻한다. 중국 당국은 '제로 코로나'에 반해 '위드 코로나'나 방역 정책 변경을 주장할 경우 '탕핑'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나는 당과 조국을 극도로 사랑하는데 내가 과학적 목소리를 낼 때마다 (해당 글이) 바로 '위반' 통보를 받고 삭제당했다"며 "반면 과학적 근거 없이,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한 이들의 말들은 절대 삭제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염병과의 싸움에서는 과학이 우선"이라며 "과학 없이 다른 것은 없으며 과학 없이 어떻게 민생을 논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