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복귀 갈길 바쁜 NASA 발목 잡는 역대 최강 달 로켓 SLS
최종점검 '비연소시험', 수소 누출로 연료주입 세 번째 중단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이 반세기 만에 달에 복귀하기 위해 역대 가장 강력한 성능으로 개발한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이 갈 길 바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발목을 잡고있다.
SLS는 달 복귀 프로그램'의 첫걸음인 '아르테미스(Artemis)Ⅰ'미션에 투입하기 위해 유인캡슐 '오리온'을 탑재한 채 최종 기능점검인 '비연소시험'(Wet Dress Rehearsal·WDR)을 진행 중이지만 로켓 연료 주입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14일 이뤄진 3차 연료주입 시도에서도 폭발 위험이 있는 수소 누출이 확인되면서 다시 중단된 상태다.
SLS는 지난 달 중순 WDR을 위해 오리온 캡슐을 탑재하고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 조립동을 나와 39B 발사장에 세워졌다. 연료 주입을 비롯해 발사 직전까지 상황을 실제와 똑같이 초읽기를 진행하며 점검하는 WDR을 1일 시작해 사흘 만에 끝내고 시험 결과를 토대로 발사 일정을 확정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동 발사대의 환기시스템과 통기밸브가 각각 문제를 일으키며 연료 주입 시도가 두 차례 중단되면서 약 1㎞ 떨어진 39A 발사장에서 대기 중이던 스페이스X의 'Ax-1' 미션 발사 일정에도 영향을 주자 아예 8일 발사 이후 재개하는 것으로 늦춰졌다.
스페이스X 발사 이후 NASA는 11일 WDR을 재개해 연료주입을 할 계획이었으나 이번에는 2단으로 된 로켓 중 상단의 헬륨역류방지밸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밸브는 로켓을 발사대에 세운 상태에서는 교체가 불가능해 상단에는 연료를 주입하지 않고 1단 로켓 본체인 '코어스테이지'(core statge)에만 연료를 채우는 것으로 시험설계를 변경해 진행했다.
계획대로라면 14일 WDR이 완료돼야 했지만 폭발위험이 있는 수소 누출이 확인되면서 안전을 위해 연료주입이 중단됐다.
SLS 코어스테이지에는 -182℃도 냉각된 액체 산소 19만8천 갤런(90만126ℓ)과 액체 수소 등 총 53만7천 갤런의 로켓추진 연료가 실리는데, 액체 수소 탱크는 약 5%, 액체 산소 탱크는 49%가 채워진 상태에서 멈췄다.
NASA는 이 연료들을 모두 빼낸 뒤 누출 부위를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테미스 책임자인 마이크 사라핀은 CNN과의 회견에서 "이런 문제들이 우리가 당면할 마지막 도전은 아닐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가 능력 있는 팀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며, 문제를 찾아내고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라고 했다.
SLS는 당초 2016년 12월 이전에 첫 비행에 나서도록 계획돼 있었으나 개발이 지연되면서 적어도 16차례 이상 일정이 늦춰졌다.
이에 따라 아르테미스 프로그램도 당초 지난해 말 이전에 달까지 무인 비행에 나설 아르테미스Ⅰ 미션을 완료하고 유인 비행인 아르테미스Ⅱ를 거쳐 2024년에 아르테미스Ⅲ를 통해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킨다는 계획이었지만 줄줄이 연기되는 상황이다.
아르테미스Ⅰ은 현재 이르면 6월께 발사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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