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시장 선거에 후보만 31명…인도에는 선거 입간판 '홍수'
탁신 전 총리 여동생 잉락 친나왓 정부 장관 지낸 후보가 선두
인도 좁은데 줄줄이 설치 입간판에 불만…'날씬' 입간판 호평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수도 방콕의 수장을 뽑는 시장선거에 사상 최다인 31명의 후보가 뛰어들면서 선거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내달 22일 치러지는 방콕시장 선거는 2013년 3월 이후 9년 만에 치러진다.
당시 민주당 출신 수쿰판 빠리밧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에 의해 2016년 8월 부패 및 비위 혐의로 전격적으로 직무정지를 당했다.
쁘라윳 총리는 이후 경찰 출신인 아스윈 콴무앙 당시 방콕 부시장을 시장 자리에 세웠다.
지난 4일 마감된 후보 등록 결과, 31명이 방콕시장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타이PBS 방송에 따르면 이는 1975년부터 실시돼 이번에 11회째를 맞는 방콕시장 선거 사상 가장 많은 후보자다.
남성 25명, 여성 6명의 후보 가운데 최연소자는 43세, 최연장자는 72세였다.
아스윈 전 시장이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선 가운데, 제1야당 푸어타이당에 몸담았다가 무소속으로 나선 찻찻 싯티판 전 교통부장관이 주목받고 있다.
찻찻 전 장관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으로 역시 총리를 지낸 잉락 친나왓 정부에서 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여론조사기관인 니다(NIDA)가 지난 5∼7일 18세 이상 방콕 시민 1천3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찻찻 전 장관이 여유 있게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방콕시장으로 누구를 뽑을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8.84%로부터 선택을 받아, 10.06%에 그친 아스윈 전 시장을 큰 차이로 앞섰다.
다만 응답자의 26.58%는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답해 남은 기간 부동층 공략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 후보가 31명이나 되다 보니 방콕 시내에는 이들을 선전하는 입간판이 가뜩이나 좁은 인도 곳곳에 세워지면서 시민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여성이 탄 휠체어를 밀던 외국인 남성이 인도에 줄줄이 설치된 입간판을 보고 난감한 듯 도로로 내려오더니 위험천만하게 길을 건너 반대편 인도로 향하는 영상이 SNS에 올라오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자 찻찻 전 장관은 폭을 줄인 '날씬한' 입간판을 인도에 내걸어 호평을 받았다.
또 다른 후보는 보행자 불편을 줄이겠다며 전봇대를 둘러싼 선전판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