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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극우 이미지 희석하고 마크롱 맹추격하는 르펜
세번째 대선 도전에서 마크롱과 박빙 승부…두번째 결선투표 진출
종교 차별·반이민 발언 자제…SNS·사생활 공개로 이미지 변신 전략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5년 전과는 달라졌다"
10일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마린 르펜(53) 국민연합(RN) 후보를 이야기할 때면 나오는 말이다.
올해로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한 극우 성향의 르펜 후보는 1차 투표에서 개표 97% 기준 23.4% 득표율을 얻어 1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27.6%)과 24일 양자 대결을 치른다.
두 후보가 처음 결선투표에서 맞붙은 2017년 대선 결선투표에선 마크롱 대통령이 33%포인트 차로 쉽게 승리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선 양자 대결 시 그 차이가 2∼8%포인트까지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자 첫 극우 정당 출신 대통령을 꿈꾸는 르펜 후보는 대권을 잡기 위해 2015년 '원조 극우'의 아이콘인 아버지 장마리 르펜을 당에서 쫓아내면서 이미지 변신에 부단히 공을 들여왔다.
2017년 대선 때만 해도 그는 이슬람을 공격하고, 반이민 정책을 주창했다.
하지만 올해는 종교, 인종에 관해 논란이 될만한 발언을 자제하고 체감할 수 있는 공약을 내세우는 득표 전략을 짰다.
치솟는 물가에 대응해 휘발유, 가스, 전기 등 에너지에 붙는 부가가치세를 현행 20%에서 5.5%로 낮추고 통행료를 인하할 수 있도록 고속도로를 국유화하겠다는 공약이 대표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공약의 자금 조달 방안이 불분명하다고 공세를 폈지만 르펜 후보는 결과적으로 이를 앞세워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지지율을 바짝 끌어올렸다.
하지만 르펜 후보가 내놓은 공약을 살펴보면 이주·이민자에게 주는 혜택을 줄이고 난민에게 열어놨던 문을 닫는 등 전체적인 틀은 변하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르펜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공공장소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할 계획이며 위헌 시비를 피하면서 이민 관련 법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경제블록)과 유럽연합(EU)에서도 탈퇴하겠다는 5년 전 공약은 오래전에 폐기했지만 여전히 EU보다 프랑스를 우선하겠다는 여러 제안을 던져놨다.
파리정치대학에서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는 세실 알뒤 교수는 AFP통신에 "이민과 정체성에 관한 르펜이 내놓은 공약의 근간은 전혀 바뀌지 않았지만 다른 어휘를 사용해 이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르펜 후보가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반려묘 사진을 자주 올리고 의상도 원색보다는 파스텔 색상을 즐겨 입으면서 강경한 대중 이미지를 부드럽게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대선에서 그는 사생활도 공개한 것도 이런 선거 전략의 맥락으로 보인다.
클로저 등 잡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살아가야 하는 어려움부터 1976년 가족이 폭격을 당했던 가족사까지 공유하면서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했다.
질 핀클슈타인 장조레스 재단 이사장은 "지난 5년간 르펜이 호감형으로 바뀌었다"면서도 "인제야 다른 일반 후보와 같아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선거 구도도 르펜 후보의 이미지를 희석하는 데 유리했다. 그보다 더 오른쪽으로 치우친 에리크 제무르 후보가 대선판에 합류하면서 르펜 후보는 상대적으로 온화하다는 이미지로 보이도록 했다.
파리 2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르펜 대표는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아버지가 이끄는 국민연합의 전신인 국민전선(FN)의 법률 자문으로 적을 옮기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고 하원 의원, 광역주 의원 등을 지냈다.
2012년 첫 대선 도전에서는 득표율 17.9%로 3위에 올랐고, 2017년 대선에서는 2위(21.3%)로 결선에 진출했다. 세 번째 도전하는 이번에 24% 가까이 득표한 만큼 지지도는 점점 상승세다.
1997년 결혼했다가 2000년 이혼한 첫 번째 남편과 사이에 3명의 자녀가 있고, 2002년 재혼했다가 2006년 두 번째 결혼도 정리했다. 최근에는 "싱글이어서 행복하다"고 밝혔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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