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접종의무화 난관…'60세 이상' 타협안도 의회통과 불투명
내달부터 자가격리 의무 종료 계획은 하루만에 철회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오는 10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려던 독일 신호등(사회민주당-빨강·자유민주당-노랑·녹색당-초록) 연립정부의 계획이 난관에 부딪혔다.
연방하원에서는 60세 이상에 대해서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타협안이 오는 7일 표결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내달 1일부터 코로나19 확진시 자가격리 의무를 없애고 자율에 맡기는 방안은 하루 만에 철회됐다.
독일 연방하원에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관련 법안을 제출했던 양대 의원 그룹은 오는 10월부터 우선 60세 이상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공동발의해 7일 표결하기로 하기로 합의했다고 독일 타게스슈피겔 등이 6일 전했다.
하지만 연방하원에서 이 법안을 지지하는 의원 그룹은 736명 중 280여명에 불과해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야당인 중도 보수 성향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친기업성향의 자유민주당(FDP),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코로나19 백신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설사 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장관, 16개 주총리가 앞장서 추진해온 18세 이상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시도는 전체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고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평가했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되면 독일 내 60세 이상 시민들은 10월까지 3차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았다는 증명서를 보유해야 한다. 증명서가 없는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18세 이상 성인들은 모두 의무적으로 상담을 받아야 한다.
독일 연방정부는 6월 초까지 백신접종 관련 진전사항을 연방의회에 보고하고, 연방의원들은 만약 백신접종률이 충분히 상승하는 등 상황이 긍정적으로 평가될 경우 표결을 통해 의무화 조처를 무효로 할 수 있다. 백신접종률과 병원 입원상황, 변이바이러스 현황 등이 진전 여부를 결정하는 근거가 된다.
연방의원들은 상황이 악화할 경우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
당초 디르크 비제 사회민주당(SPD) 원내 부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호등 연정 소속 의원 그룹은 18세 이상 대상 백신접종의무화 법안을, 앤드류 울만 자민당 보건전문위원과 야노쉬 다멘 녹색당 보건전문위원을 중심으로 한 신호등 연정 소속 의원 그룹은 50세 이상 대상 백신접종 의무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들 법안은 각각 200여명, 40여명의 지지를 받았지만 모두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한 관계로 이들 법안을 지지하는 양대 의원그룹은 60세 이상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라는 타협안을 마련했다.
한편 독일 정부는 내달 1일부터 코로나19 확진시 자가격리를 자율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철회했다.
라우터바흐 보건장관은 전날 ZDF 토크쇼에 출연해 "5월 1일부터 자가격리 의무를 종료하려던 계획은 명백한 실책"이라며 "계획에 대한 반응을 보니 심리적으로 방역조처 추가 완화로 이해됐는데 이는 완전히 틀렸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경시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계속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이를 계속 추적해야 하는 보건당국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안한 조치"라면서 "너무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신호를 주기 때문에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독일 연방정부와 16개주는 5월 1일부터 코로나19 신규확진자에 대한 5일간의 자가격리 의무를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4일 발표한 바 있다.
독일의 최근 24시간 동안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21만4천985명, 사망자는 340명이다. 최근 1주일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는 1천322.2명이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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