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거장 파르하디 감독, 표절 혐의로 제자에 고소당해
작년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영웅' 표절 시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이란 영화계의 거장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표절 혐의로 제자에게 고소당했다고 미국 abc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표절 의혹이 제기된 영화는 지난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영웅'(A hero)이다.
이 영화는 채무불이행으로 감옥에 간 한 남자의 약혼녀가 우연히 금화가 든 가방을 주우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영화다.
파르하디 감독을 고소한 제자는 이 작품이 2014~2015년 열린 워크숍에서 만든 다큐멘터리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워크숍에 참여했던 파르하디 감독은 이후 2019년 다큐멘터리의 아이디어를 자신이 소유한다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해달라고 했고, 거장의 요구에 겁을 먹어 거부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영화를 보고서야 다큐멘터리와 '영웅'의 닮은 점을 알게 됐다며 "계속 다음 장면을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충격에 몸을 떨었다"고 말했다.
파르하디 감독의 변호인은 학생에게 왜 서명하도록 요구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파르하디 감독은 혐의를 부인하며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 그는 고소한 학생을 만나기 전에 '영웅'을 구상했다고 반박했다.
파르하디 감독은 2012년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베를린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는 등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거장이다. 그의 영화 '세일즈맨'은 2016년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받았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2012년과 2017년 외국어영화상 트로피를 두 차례나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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