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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용납못할 전쟁범죄"…러 '부차 집단학살'에 격분·응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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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용납못할 전쟁범죄"…러 '부차 집단학살'에 격분·응징 예고
국제사회 전쟁범죄 처벌 한 목소리…ICC 제소 가능하지만 처벌집행 어려워
'부차 집단학살' 러 제재 변곡점 될 듯…러 에너지 등 제재 포함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탈환한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도시 부차 등에서 집단학살 등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증거가 드러나면서 이에 분노를 표하며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그동안 에너지 의존 때문에 러시아의 석유·가스 수출에 대한 제재를 꺼려온 국가들까지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어 러시아 전쟁범죄에 대한 더욱 강력한 응징을 예고하고 있다.

◇ 러군 철수하자 민간인 시신 410구…위성엔 집단무덤 포착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3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서 정부군이 수복한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했다며 법의학 및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부검과 조사를 위해 현장에 갔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키이우 근처 부차 지역에서 시신 57구가 묻힌 곳이 발견되기도 했다며 10구 정도는 제대로 매장되지 않아 눈에 보일 정도였고, 일부는 검은 시신 포대로 싸여 있었다고 전했다.
CNN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은 부차의 한 교회 앞마당에서는 집단 매장 터로 보이는 길이 14m의 구덩이가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의 위성 사진에 포착됐고 보도했다.
현지 주민들은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군에 살해된 민간인이 이곳에 묻혔고 매장된 시신이 150구 정도에 달한다고 말했으며 부차 시장은 지난 2일 최대 300구가 묻혔을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전쟁범죄에 대한 주민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부차 주민 타라스 셰브첸코(43)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러시아군 병사들이 인도주의 통로로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에게 총을 쐈다"고 말했으며, 그의 어머니 예브도키아(77)는 "러시아 군이 항의하는 노인을 아내가 보는 앞에서 총으로 쏴 죽이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가디언은 또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여성들 성폭행 피해 신고가 잇따르는 등 러시아군의 광범위한 성폭행 정황이 포착된다며 집단 성폭행을 포함해 총으로 위협하거나,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성폭행했다는 피해 사례까지 파악됐다고 전했다.

◇ 젤렌스키 제노사이드 주장…국제사회 "참을 수 없다" 참상에 격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미국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집단학살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를 말살하려는 제노사이드(genocide)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전날 탈환한 부차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처형된 뒤 집단 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며 "이것은 집단학살이다. 나라 전체와 국민을 말살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군 지휘관, 지시와 명령을 내린 모든 사람이 적절하게 처벌돼야 한다"며 푸틴 대통령뿐만 아니라 관련자 모두를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러시아 측은 그러나 외무부와 국방부를 통해 부차 집단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측이 평화회담을 방해하기 위해 연출한 사진들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키이우 인근 도시에서 러시아군에 의한 집단학살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살해된 민간인들의 모습을 보고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유엔 차원의 조사를 시사했다.
그는 "효과적인 책임규명을 보장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언급해 유엔이 독자적으로 조사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부차 민간인 시신 사진에 대해) 참을 수 없다"면서 "거리에서 민간인 수백 명이 비겁하게 살해됐다. 러시아 당국이 이 범죄에 대해 답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베르타 메솔라 유럽의회 의장도 "이 사진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저지른 전쟁범죄의 냉혹한 현실"이라며 "세계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CNN 방송에서 부차에서 집단학살 증거로 보이는 시신에 잇따라 발견되는 것에 대해 "이러한 사진을 볼 때면 매우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집단학살을 저지른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직답을 피한 채 "러시아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고 이를 자료로 만들고 정보를 제공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적절한 기관이나 기구에서 모든 정보를 하나로 모아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확인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쟁범죄 처벌 불투명…서방 대러제재 수위 높아질 듯
전문가들은 전쟁범죄 사건은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수 있지만 법원에 집행력이 없기 때문에 러시아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묻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ICC의 판결을 집행할 수 있지만 러시아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의 전쟁범죄에 대한 처벌은 어려울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분노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측면에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 수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연합(EU)은 그동안 러시아에 대한 높은 에너지 의존도를 이유로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 수출을 제재해야 한다는 우크라이나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해왔다.
독일 정부는 이날 러시아 가스 수입에 대한 기존 입장에서 큰 변화를 보였다. 크리스티아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은 그러나 이날 독일 TV 프로그램에서 부차에서의 잔학 행위에 비춰 EU가 러시아 가스 수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과 프랑스 외무장관도 이미 부차 사태를 거론하며 추가 제재 필요성을 언급했고,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EU 차원의 강력한 5차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올렸다.
워싱턴포스트(WP)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명백한 집단학살 증거가 나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러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복수의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제재 방안으로는 러시아와 무역을 이어가고 있는 일부 나라에 대한 2차 제재를 비롯해 에너지를 포함해 광물, 운송, 금융 등 분야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거론된다.
블링컨 장관은 에너지 분야 추가 제재에 대해 "동맹과 가장 효과적인 제재 강화 방안을 지속해서 논의 중이지만 동시에 유럽이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이는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혀 제재 장기화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오는 5일부터 사흘간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 등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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