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장쩌민 계열' 前장관 당적박탈…사정 칼날 어디로?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관영 중국중앙TV(CCTV)가 올해 초 방영한 반부패 시리즈 '무관용'에서 공안 분야의 '거악'으로 지목된 쑨리쥔 전 공안부 부부장 관련 사건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정치의 '판 갈이'가 이뤄지는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둔 시점에 쑨리쥔에 대한 사정의 칼날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되는 형국이다.
1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재작년 낙마한 푸정화 전 사법부장이 지난달 31일자로 당적과 공직을 박탈하는 쌍개(雙開) 처분을 당했는데, 처분의 사유에 쑨리쥔이 등장했다.
푸정화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멍젠주 전 중앙정법위 서기가 중용한 인물이다. 베이징시 공안국장, 공안부 부부장 등을 역임하며 탄탄대로를 걷다 2020년 갑작스럽게 낙마했다.
그는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의 부패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부패 혐의로 낙마한 링지화 전 통일전선부장의 잔존 세력을 척결하는 데 관여하며 한때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장관급인 사법부장에 발탁된 그는 2020년 4월 돌연 경질됐는데 그로부터약 2년 만에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다.
처분 사유로는 향응 수수, 규정에 어긋난 다주택 점유 등 비리 혐의와 함께 정치적 야심 팽배,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행태, '여러 명의 정치 사기꾼'과 장기간 교류 등이 적시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푸정화가 자신보다 직책이 낮았던 쑨리쥔 전 공안부 부부장의 '정치 파벌'에 참여한 사실이 처분 사유에 적시된 점이다.
쑨리쥔은 멍젠주의 직속 부하 출신이고, 푸정화는 멍젠주가 중용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에게는 장쩌민의 최측근인 '멍젠주'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따라서 시 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동시에 새로운 지도부가 등장하는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두고 쑨리쥔 파벌에 대한 단속 여파가 장쩌민 전 주석을 정점으로 한 '상하이방'에 타격을 줄 가능성에 관심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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