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1년반 만에 100% 아래로
새 정부서 부동산 규제 완화되면 반등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지난해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수도권 아파트의 법원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년 반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
1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법원 경매 시장의 낙찰가율은 평균 99.5%로, 2020년 9월(97.5%) 이후 처음으로 100% 밑으로 내려왔다.
아파트값 급등 여파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몰리면서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8월 117.0%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낙찰가율이 7개월 연속으로 내림세를 보이면서 1년 6개월 만에 100% 미만으로 하락했다.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데다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으로 그간 감정가를 초과해 고가에 낙찰되던 아파트 경매 시장의 투자 열기가 꺾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아파트 법원경매에 참여한 평균 응찰자 수도 지난달 7.6명으로, 전달(8.4명) 대비 감소했다.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이 낙찰가율 하락세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낙찰가율이 119.9%까지 올랐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2월 97.3%를 기록해 작년 2월 이후 1년 만에 100% 밑으로 떨어졌고, 지난달에는 96.3%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서울 아파트 경매에 참여한 평균 응찰자 수도 지난달 5.0명으로 전달(5.4명)보다 줄었다.
강남구 청담동 상지카일룸[042940] 전용면적 245㎡는 지난달 10일 법원 경매를 통해 64억1천4만1천4만원에 낙찰돼 감정가(66억1천만원)의 97.0%에 새 주인을 찾았다.
서초구 서초동 더미켈란 전용 269㎡는 지난 22일 52억5천290만9천원에 매각돼 낙찰가가 감정가(66억9천700만원)의 78.4%에 불과했다.
경기와 인천 또한 서울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두 지역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각각 101.3%, 101.7%로 아직 100%를 웃돌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이 구체화되면 수도권의 매매 시장과 더불어 경매 시장 또한 다시 열기를 띨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인천과 경기는 서울보다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저가 아파트가 많기 때문에 법원경매 시장에서도 낙찰가율이 여전히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오면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도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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