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비트코인 채굴방식 바꿔라"…60억원 광고 캠페인
가상화폐 억만장자가 자금 지원…내달 美 매체에 광고 게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환경운동 단체 그린피스가 막대한 전기 에너지 소모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비트코인 채굴 방식을 바꾸기 위해 60억 원짜리 광고 캠페인에 나선다.
블룸버그 통신은 29일(현지시간) 그린피스 미국 지부가 가상화폐 리플을 개발한 억만장자 크리스 라슨과 손을 잡고 '기후가 아니라 (비트코인) 코드를 바꿔라'("Change the code, not the climate)라는 광고 캠페인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이 광고는 다음 달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폴리티코, 마켓워치 등 주요 일간지와 경제 매체에 게재되고,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도 실린다.
라슨은 광고 집행을 위해 500만 달러(60억6천만 원)를 내기로 했다.
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를 창업한 잭 도시 등 유명 인사들의 동참도 요청할 계획이다.
이 캠페인은 작업증명(PoW)으로 이뤄지는 비트코인 채굴 방식 변경을 목표로 한다.
작업증명 방식은 고성능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해결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안정성과 보안을 유지하는 것으로, 이 작업을 수행하는 채굴자에게는 보상으로 비트코인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 방식은 막대한 전기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이는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이어져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환경단체 시에라클럽 임원 출신인 마이클 브룬은 "이번 캠페인은 반(反) 비트코인 운동이 아니라 비트코인 네트워크 코드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슨은 비트코인이 작업증명 방식에서 탈피해야 지속가능성이 담보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상화폐 이더리움이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비트코인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분증명은 가상화폐 보유량이 많은 사람에게 블록체인 생성 권한을 주는 것으로, 작업증명처럼 컴퓨터 연산 능력을 요구하지 않아 에너지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채굴 방식 변경을 요구하는 이번 캠페인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더리움이 지분증명 전환을 위한 시스템 코드를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데 몇 년이 걸릴 정도로 복잡한 과정이 수반되는 데다 지난해 비트코인 채굴로 150억 달러(18조1천억 원)를 벌어들인 채굴업자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많은 비트코인 네트워크 참여자가 작업증명 방식 폐기에 반대한다는 것도 난제다.
5년 전에도 비트코인 코드를 바꾸자는 얘기가 나왔으나 사용자들의 반발로 실패한 적이 있다.
디지털자산운용사 코인쉐어스의 크리스 벤딕슨은 "비트코인이 지분증명 방식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0%"라며 "비트코인 사용자는 채굴 방식에 변화를 줘 비트코인 프로토콜 보안을 훼손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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